신용대출 '바늘문'... 정부 압박에 한도 낮추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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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바늘문'... 정부 압박에 한도 낮추는 은행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9.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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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권에 "신용대출 총량 줄여라" 주문
전문직·직장인·고소득자 축소... 마이너스 통장까지도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총량을 줄이라고 주문하자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고, 한도 낮추기에 들어갔다. 여기 더해 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조절할 기세다.

첫 포문은 카카오뱅크가 열었다. 카카오 뱅크는 이달 25일부터 직장인 신용 대출 최저금리를 2.01%에서 2.16%로 0.15% 올려 적용했다. 카카오 뱅크의 올해 신용대출은 3조4000억원으로 지난달 말 기준 사상 최대인 14조7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전문직·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축소한다. 의사·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직 신용 대출(KB닥터론, KB로이어론)의 한도를 기존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2억원으로, 'KB Star 신용대출(비대면)'은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각각 줄인다. 더불어 일부 신용대출에 한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실질 대출금리를 0.10~0.15% 인상하기로 했다. 대출한도와 금리 조정은 이달 29일 시행한다.

우리은행도 올해 10월 6일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 대출' 금리우대 조건을 일부 축소해 최대 우대금리 폭을 1.0%에서 0.6%로 낮췄다. 또 기존 우대금리 항목 가운데 공과금·관리비 실적(0.1%포인트)을 없애고, 우량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고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줄였다. 우량기업 임직원 신규 유치를 위해 운영하던 우대금리 이벤트(0.1%포인트)도 조기 종료한다. 

케이뱅크는 시중 은행들보다 앞선 이달 18일 신용대출 최저금리 0.1%, 마이너스통장 금리 0.2%를 인상한바 있다.

은행들의 이런한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급증을 관리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달 14일 은행들은 금융감독원과 신용대출 급증 해소 방안을 놓고 회의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25일 은행들로부터 신용대출 관리 계획안을 제출받고, 추가 조치에 나설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행들의 적극적인 조치로 신용대출 증가세는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이달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99억원으로 전날(126조3335억원)보다 2436억원 줄었다. 14일부터 사흘 간 일평균 3753억원이 늘었다가 주말을 앞두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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