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고발권 폐지 땐 고소·고발 난무... 기업 족쇄법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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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고발권 폐지 땐 고소·고발 난무... 기업 족쇄법 폐기해야"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9.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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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毒 든 성배, 공정경제법 개정을 경계한다' 토론회
최승재 변호사 "기업 향한 무차별 고소·고발 우려"
"공정법 제39조 제외한 처벌조항 모두 삭제해야"
주진열 교수 "3%룰? 그럴듯하지만 투기세력 배만 불릴 것"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이 기업 활동을 위협할 수 있는 독소조항을 다수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은 공정거래 위반 처벌조항이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입법적 균형이 맞는 공정거래법을 지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사법연수원 29기)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2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시장경제신문 창간 9주년 ‘독(毒)이 든 성배, 공정경제법 개정을 경계한다’ 토론회에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검토’를 주제로 발제했다. 

최승재 변호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상법·조세·지식재산 전문가다.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경제법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현재 대한변협 법제연구위원장을 비롯해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이사, AIPPI 본부(파리) Standing committee 위원 및 한국부회장, 한국특허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대법 재판연구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북대 법학전문대 교수, 삼성 및 마이크로소프트 변호사, 국가지적재산권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공정경제 3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이러한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기업 활동 위축은 불보듯 뻔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 3법’은 크게 공정거래법과 상법, 금융그룹 감독법 등으로 나뉜다. 주로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전속고발권 폐지 등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각 개정안을 살펴보면 공정거래법의 경우 ▲전속고발제 폐지 ▲사인의금지청구제 도입 ▲사익편취규제대상 총수일가 지분 기준 20%로 일원화 ▲지주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상장30%, 비상장 50%)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상법에서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 및 선임 해임규정 개선 등이 쟁점이다. 금융그룹 감독법은 ▲자산 5조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비(非)지주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하는 것과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 및 자본 적정성을 점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을 놓고 재계에선 “대기업족쇄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기업의 투명성 강화로 시장 혼란을 막는다는 취지를 띄고 있지만, 치명적인 독소조항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다. 

최승재 변호사는 먼저 공정거래법 개정안 내용 중 ‘전속고발권 폐지’가 가져올 심각한 혼란에 대해 경고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가격 공급량, 시장분할, 입찰 등 경성담합에 대해 검찰이 공정위 고발 없이도 수사·기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인 고소·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 변호사는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누구든지 기업에 대한 고발이 가능해지는 만큼, 최종적으로 무혐의를 받는 사안이라도 기업의 입장에선 조사·수사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기업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고소·고발이 많은 편에 속하는데 전속고발권 폐지로 인해 기업에 대한 소송이 늘면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재 변호사(대한변협 법제연구원장)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독(毒)이 든 성배, 공정경제법 개정을 경계한다' 시장경제신문 창간 9주년 정책토론회에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검토' 발제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최승재 변호사(대한변협 법제연구원장)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독(毒)이 든 성배, 공정경제법 개정을 경계한다' 시장경제신문 창간 9주년 정책토론회에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검토' 발제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전속고발제 폐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공정거래법 위반죄의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승재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8월 국회 통과안은 124조에서 127조까지 많은 형사처벌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OEDC 국가들 가운데 경쟁법상 형벌조항이 없는 14개국은 과징금 등 경쟁당국의 행정재제만으로 종결토록 돼 있고, 처벌범위도 우리나라처럼 광범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개정안 제3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를 제외한 나머지 처벌조항을 삭제해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도) 창구를 단일화하고, 형사 처벌과의 관계에서 플리바겐(사전형량조정) 제도 등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속고발제를 강화하는 방안보다는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더 적절하다는 견해다. 기업의 공동행위를 적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자진신고인데,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면 자진신고 제도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동행위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는 기업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오히려 공동행위 적발이 더 어려워지는 등 제도적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최 변호사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승재 변호사는 사익편취 규제 강화 조항에 대해 “기존 세법 규제에 공정거래법 규제까지 추가해 과잉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며 “지주회사는 본질적으로 다른 회사 지배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만큼 공정거래법에 의해 자회사 보유 지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진열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기륭 기자
주진열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기륭 기자

토론을 맡은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승재 변호사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진열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내 정치권, 시민단체, 일부 교수들 사이에 경제력 집중 자체가 나쁘다는 인식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경제력 집중 자체가 나쁘다며 이를 억제하는 나라는 없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판했다. 

주 교수는 "3% 룰과 소액주주 보호 등의 내용은 듣기에는 좋은 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법 개정안이 헤지펀드, 대형기관 투자자의 단기이익 실현을 도와주는데 그칠 확률이 높다"며 "겉으로 듣기에 그럴듯하지만 현실을 보면 전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부작용만 나올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을 정치권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독(毒)이 든 성배, 공정경제법 개정을 경계한다’ 토론회는 시장경제신문과 자유경제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후원했다. 시장경제신문 창간 9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독소조항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강희주 변호사(한국증권법학회장)을 좌장으로 최승재 변호사와 권재열 경희대 법학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천재민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주진열 부산대 법학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회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입장객을 50명 수준으로 제한했으며, 유튜브 ‘MeconomyTV’ 채널을 통해 온라인 동시 생중계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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