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누드쇼' 재소환... 서울우유, 17년前 일로 부정평판 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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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누드쇼' 재소환... 서울우유, 17년前 일로 부정평판 3배 급증
  • 정연수 기자
  • 승인 2020.09.2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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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우유업계①] 소매점 1위 서울우유
신상 출시되자 2003년 '누드 퍼포먼스' 꼬리표
6월 전체 언급량 중 '누드' 언급비중, 51.8% 차지
최근 SNS 통해 확산 추세, '여혐' 치명적 악재로
2019년 긍정 62.6%, 부정 13.8% → 2020년 긍정 58.4%, 부정 34.4%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우유를 사먹기 위해 2조 원 넘는 돈을 지출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 브랜드별 평판이 엇갈리며 매출기록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어떤 브랜드는 호감을 얻으며 재조명됐고, 어떤 브랜드는 오명으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다. 한국인이 매일 먹고 마시는 우유, 소비트랜드를 주도하는 ‘누리꾼’들은 각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시장경제>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사했다. <편집자 주>

차트='서울우유' 트위터 긍부정 감성어 분석
차트='서울우유' 트위터 긍부정 감성어 분석

지난해 우리나라 우유시장은 연 2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식품산업통계정보의 POS 소매점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서울우유가 8061억원의 매출을 올려며 전체 매출의 39.1%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남양유업이 2695억원으로 13.08%를 차지하며 2위에 올랐고, 3위는 빙그레가 바짝 추격하며 2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3.06%를 차지했다. 4위는 매일유업 2545억원(12.4%), 5위 동원F&B 1287억원(6.2%)로 집계됐다. 서울우유의 매출은 2위 남양유업과 3배 격차를 보이는 압도적 차이이다.

물론 해당 데이터는 소매점에서의 매출만을 집계한 결과여서 각 기업의 실제 매출과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이 넓은 소매점 매대에서 직접 선택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실적인 소비 현황으로 볼 수 있다.

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판은 어떨까?

SNS에서 최근 6개월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등 빅3에 대한 평판을 분석해 보았다. 2020년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온라인커뮤티니 등에 총 19만2626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중 매일유업과 관련된 게시물이 7만56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우유 6만510건, 남양유업 5만6441건 순으로 집계됐다.

매일유업은 올 초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미스터트롯의 우승자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하며 SNS에서 언급량(게시물수)이 급증했고, 남양유업은 불매의 대명사가 돼 불매와 관련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언급량이 증가했다. 서울우유는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언급량을 보이다 8월 들어 치솟았다. 
 

차트=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SNS 언급량 추이
차트=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SNS 언급량 추이

 

서울우유, 8월 들어 '여성혐오' 논란 불거져

서울우유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8월 들어 언급량이 급증했다. 3월부터 7월까지 트위터에서 월평균 언급량이 1995건이었으나 8월들어 약 6배 가량 급증한 1만1454건이 발생했다. 

신상품 출시와 함께 누리꾼들에게 여혐(여성혐오) 기업으로 언급되며 불매운동까지 거론된 때문이다. 17년 전 진행한 ‘누드쇼 마케팅’ 논란이 점차 증폭돼 현재진행형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달 서울우유에서 레트로 감성의 아이스크림 신상품 출시되자 여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여혐’ 꼬리표가 따라 붙은 것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신상품이 호평을 얻자 ‘여혐’·‘불매’를 거론하는 빈도도 함께 높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이 아이스크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몇몇 게시물에 여혐기업이라며 댓글을 달았는데 이러한 내용이 많게는 수천회 이상 대량으로 리트윗된 것이다. 여혐의 원인이 된 ‘누드쇼’를 직접 언급한 트윗은 2300여회 리트윗되기도 했다.
 

[트위터]

  • 2020/09/01 RT:2352  여성 누드쇼를 한 서울우유잖아~~?
  • 2020/08/18 RT:2178  서울우유 여혐입니다. 불매하세요.
  • 2020/08/18 RT:267  서울우유 소비하지 말아주세요... 여자들 데려다가 이딴 걸 이벤트라고 연 여혐기업입니다...
  • 2020/09/03 RT:214  서울우유 불매
     

올해(2020.1.1 ~ 2020.9.13) 트위터에서 ‘서울우유’가 언급된 게시물은 총 2만9327건 발생했다. 이는 광고성·이벤트·연예인·일상 등 모든 내용을 망라한 수치다. 이중 ‘누드 퍼포먼스’ 단일 이슈와 관련된 게시물은 4474건으로 전체에서 15.6%나 차지했다. 17년 전에 벌어진 이벤트임에도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조사기간 중 누드 퍼포먼스 논란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월별로 비율을 분석하면 서울우유 전체 언급량에서 누드 퍼포먼스 논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6월에는 51.8%까지 증가했고, 9월 현재 31.7%를 기록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9월 서울우유에 관한 게시물이 10건이라면 이중 3건이 누드 퍼포먼스와 관련된 게시물이라는 의미다.
 

차트='서울우유' 관련 트위터 언급량 추이
차트='서울우유' 관련 트위터 언급량 추이

유제품의 경우 여성 소비자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쇼핑인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기간 ‘우유’ 관련 상품 클릭수는 여성이 63%를 차지했고, 남성은 37%에 불과했다. 우유를 사기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의 3분의2가 여성이라는 의미다. 여혐기업이라는 인식은 유제품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악재다.

 

17년전 신제품 출시 '누드 퍼포먼스' 마케팅 파장

法, 공연음란죄로 벌금 500만원 선고

논란은 1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우유는 2003년 1월 갓 출시한 요거트 ‘美’s’의 홍보를 위해 마케팅을 기획했다. 당시 서울우유는 ‘먹어도 좋고, 몸에 발라도 좋다’는 상품의 컨셉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여성의 알몸에 요거트를 바르는 퍼포먼스를 감행했다. 누드모델들을 섭외해 전신에 밀가루를 바르고 남성 관객들이 분무기에 담긴 요거트를 모델의 몸에 뿌려 알몸이 드러나게 하는 퍼포먼스였다. 또 모델들은 전라 상태에서 무대를 돌며 관람객들에게 신상품을 나눠 주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일반인 70여명과 기자 10여명이 참석했다.

2006년 법원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서울우유의 마케팅 팀장에게는 벌금 500만원, 참여했던 모델들에게는 각각 벌금 50만원씩을 판결했다.

이후 10여년이 지났어도 이 사건은 소수의 누리꾼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전설의 마케팅’, ‘서울우유의 흑역사’ 등의 제목으로 퍼포먼스 당시 현장 사진과 함께 게시물이 간헐적으로 올라왔다. 이 내용을 접한 남성 누리꾼들은 서울우유를 조롱했고, 여성누리꾼들은 혐오감을 드러냈다.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자 분노를 일으켰고, 불매 움직임이 나타났다. 트위터에서는 2015년 10월 처음으로 서울우유와 함께 ‘여혐’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트위터에서는 여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서울우유에 단체 항의를 하자는 제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과거 커뮤니티]

  • 2017/07/09  조회수:9693  [후방] 전설의 우유 마케팅. 아주 패기가 넘쳐 흘렀던 2003년 서울우유 마케팅... (중략)
  • 2018/03/31  조회수:13,041  서울우유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기획했는데 음란죄로 처벌받음 ㅠㅠ (중략)

[과거 트위터]

  • 2018/09/28 RT:4  남양은 다들 아실거고 서울우유도 여성 성상품화 누드마케팅,,,
  • 2018/11/11 RT:12  (중략) 서울우유에서는 여성혐오적 마케팅을 이미 수차례 진행한 전적이 있습니다. 십수년 전에 여성 누드모델을 섭외하여 우유를 뿌리는 행사를 진행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 2019/02/16. RT:17  서울우유는 옛날에 먹어도 되고 몸에 발라도 되는 요구르트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여성 누드모델들에게 밀가루를 바르고 요구르트를 분무기로 뿌려서 알몸이 드러나게 하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중략)
     

지난해 7월 일본불매운동이 불거지자 서울우유의 누드 퍼포먼스 전력도 빠르게 재확산됐다. 당시 서울우유는 일본 유명 치즈 브랜드를 수입·판매하고 있었는데 일본불매운동이 거세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서울우유도 불매 대상으로 언급됐다. 이 과정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기억하는 여성 누리꾼들은 관련 내용을 덧붙이며 일본불매운동과 함께 연관지어 확산시켰다. 한 트윗은 6700여회 리트윗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 2019/07/18 RT:6762  서울우유는 여혐(여성누드쇼)도 해놓고 일본 후쿠시마쪽이랑 계약도 한 거? 여러분 매일우유 드세요. 전 여혐 터진 순간부터 매일우유만 마셔요.

 

부정감성어 비중 전년비 20.6% 급증

언급량이 급증한 8월과 9월 ‘서울우유’와 관련된 트위터 1만5766건의 문장을 분석한 결과 긍정감성어 비중이 58.4%를 차지했고, 부정감성어는 34.4%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긍정감성어 62.6%, 부정감성어 13.8%와 비교하면, 부정감성어 비중이 20.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혐’ 키워드가 급증한 때문이다.

긍부정어 분석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누리꾼들의 평판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분석이다. ‘서울우유’의 감성어는 신상품에 대한 호평과 누드 퍼포먼스 논란이 뒤섞이며 긍정감성어의 비중이 더 높았지만, 이슈에 대해 재확산력이 강한 트위터 특성을 보면 위험수위에 근접한 것으로 해석된다.

키워드 ‘서울우유’와 함께 가장 자주 언급된 감성어 중 ‘맛있다’는 1469회(언급빈도 9.3%), ‘좋아하다’는 1389회(8.8%)로 나타났다. 이어 누드 퍼포먼스와 관련된 부정감성어인 ‘여혐’이 1238회(7.9%), ‘불매’ 289건(1.8%), ‘여혐기업’ 164회(1.0%) 순서로 집계됐다.
 

['맛있다' 언급 트윗]

  • 2020/09/04 RT:3543  서울우유 아이스크림 후기: 달달한 우유 부드럽게 얼린 맛이다. 나는 원래도 우유맛을 좋아해서 너무 맛있는ㅠㅠ 엄마는 좀 달다고 하심. ...(중략)
  • 2020/09/07 RT:51  서울우유 귀리우유 고소하고 부드럽고 맛있다.. 아몬드 브리즈와 매일두유 말고도 선택지가 생겼네 회사에 대용량으로 사놔야겠음
     

이와 관련 서울우유 측은 난감한 입장을 비췄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너무 오래 전 일이어서 이제와서 해명이나 사과를 하기에도 난감하다"며 "순수치 못한 의도를 가진 단체에 의한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밀접하게 접해있는 식품기업에 부정적 요인이 발생하면 생각 이상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제품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8.1 ~ 2020.9.13
※ 수집 버즈 : 29,327건 (트위터)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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