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친환경... 패션업계, 불황 속 '패딩카드' 꺼냈다
상태바
동물복지·친환경... 패션업계, 불황 속 '패딩카드' 꺼냈다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9.10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션업계, 코로나 속 선판매로 주도권 경쟁 돌입
숏패딩·동물복지·가성비 등 제품 출시 눈길
'가치소비' 확대에 RDS 적용한 브랜드 확대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로나로 소비심리 저하의 최악의 불황을 맞은 패션업계가 성수기인 하반기를 맞아 '패딩' 전쟁에 돌입했다.

올해 초 코로나 여파로 소비자들의옷 구매가 크게 줄면서 어닝쇼크를 맞은 패션업계가 재고 판매와 신상품 판매를 앞당겨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FW 시즌 신제품은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더위가 꺾이는 8월 말∼9월 초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2주∼한 달가량 앞당겨 제품을 선보인 곳이 많다.

이는 주요 패션기업들이 상품 조기 판매를 통해 실적을 높이고 선판매를 통해 수요를 미리 확인해 모델별 생산 물량을 맞추는 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패딩의 특징은 ▲숏패딩 ▲동물복지 및 대체 소재 사용 증가 ▲경량패딩 ▲가성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겨울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숏패딩 열풍이 불면서 업계는 세련된 디자인과 짧은 기장의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짧은 기장과 볼륨감을 강조한 블루종 형태의 숏 패딩 '타루가 RDS 덕 다운 점퍼'를 선보인다. 지난 시즌 출시 직후 완판을 기록했으며 올해 보온, 방풍 기능은 물론 탈부착 가능한 에코 퍼 트리밍, 실용적인 포켓 구성 등 디자인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카본 블랙, 그레이, 베이지, 카키 등 4가지 컬러로 출시됐다.

K2는 지난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불었던 숏패딩에 주목, 씬에어 다운을 출시해 겨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로 완성한 씬다운을 적용해 가볍고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더는 올해 전체 다운 재킷 스타일의 3/4가량을 짧은 기장의 스타일로 구성했다. K2는 이번 시즌 새로운 스타일의 상품으로 2030 소비자들 공략에 나섰다.

국민패딩. 사진=이랜드 스파오.
국민패딩. 사진=이랜드 스파오.

이랜드월드의 SPA 스파오는 가성비를 앞세운 '국민 패딩'을 출시했다. 지난해 인기 상품이었던 푸퍼 패딩을 업그레이드해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이슐론 3MIX SOFT 소재를 활용해 1kg이 채 되지 않는 930g의 가벼운 무게에 따뜻한 보온성을 강조했다. 총 2가지로 남녀 공용과 여성 스타일로 구성됐다. 고객 조사를 통해 공용 스타일은 무광 소재에 무채색 컬러를 적용하고 여성 스타일은 파스텔컬러와 코듀로이 소재 스타일로 선보였다.

가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업계에서도 친환경 패딩을 선보이는 기업도 늘었다.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가공·봉제 등 다운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 동물복지 시스템을 준수한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올해 윤리적 다운 인증(RDS) 받은 프리미엄 다운 충전재를 사용했다. 대표 제품인 레스터 G RDS 구스다운 숏패딩은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의 패딩으로 시베리아 구스 다운 충전재를 적용해 보온성·경량성을 극대화했다. 트렌디한 기장과 고급스러운 와펜 포인트로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세이브더덕 패딩.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세이브더덕 패딩.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세이브더덕은 100%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애니멀 자유를 실천하기 위해 2012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패션 브랜드다.

'오리를 살린다'는 브랜드명처럼 모든 제품에 동물 유래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나 착취가 없는 원료와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 모든 패딩 제품에는 동물 깃털 대신 자체 개발한 신소재 '플룸테크' 충전재가 사용된다. 플룸테크는 폴리에스터 필라멘트를 가공한 소재로, 실제 다운(조류의 털)의 평균 성능과 흡사하며 건조 속도가 빨라 땀이나 비에 젖어도 쉽게 마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상반기에는 패션업계 전반이 고전했다. 이에 성수기인 하반기 장사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치 소비' 추세가 강하다. 차별화된 가치관을 담기 위해 동물복지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