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사고 엄정 대처"... 책임 빠진 은성수의 '취임 1년'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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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사고 엄정 대처"... 책임 빠진 은성수의 '취임 1년' 소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9.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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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大亂 속 1년... "피해 안타깝다" 3자 화법
금융위 '관리 소홀·책임 회피' 논란엔 여전히 침묵
사모펀드 권력형 비리 의혹 역시 함구
9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9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오는 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각종 금융사고로 얼룩진 한해를 돌아보며 아쉬운 소회를 밝혔다.

은성수 위원장은 8일 내부회의에서 1년 간의 소회와 관련, "재임기간 중 사모펀드·파생연계펀드(DLF) 등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앞으로 각종 금융사고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대규모 투자자 손실 사태가 임기 내내 끊이지 않은 만큼 후속 조치를 통해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은성수 위원장은 금융사고마다 불거진 관리 소홀 문제와 책임 떠넘기기 논란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모펀드 사태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조용히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단순 금융사기로 여겨졌던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놓고 현(現) 정권의 실세와 동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선 출마자 이름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1조5,000억원 규모의 환매가 중단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돈줄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이혁진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해외 공식방문 행사에 참석한 뒤 자취를 감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펀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대표는 장하성 전 대통령 정책실장의 동생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러한 논란들을 뒤로한 채 위기대응 속에서도 금융혁신과 소비자보호를 위한 정책을 병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피력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코로나 대응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175조원을 웃도는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나섰다. 

은성수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실 총괄서기관의 경험을 강조하며 "코로나 위기에 직면해 두려움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앞섰다"고 했다. 이어 "화재발생시 소방용수를 아끼기보다는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우선의 노력을 하듯 코로나 위기대응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일부 정책을 두고 사실상 무용지물(無用之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국이 은행권과 함께 시행하고 있는 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의 경우 6% 정도인 6,000억원만 소진되고 9조4,000억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 금리는 연 3∼4% 수준이다. 1차 금융지원 대출 금리인 1.5%보다 2배 이상 높다. 대출 한도 역시 1,000만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최대 7,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1차에 비해 6,000만원이나 축소됐다.

정부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시중은행보다 이율이 높고 각종 제약에 따라 문턱이 너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이밖에 은성수 위원장은 데이터산업 육성기반 마련, 규제 샌드박스를 비롯한 금융혁신 지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을 기억에 남는 업무로 꼽았다. 그러나 은성수 위원장의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현장에서는 금융사와 빅테크 사이의 긴장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과도한 규제를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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