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식음료·김치... 추석 앞 먹거리 가격 '도미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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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식음료·김치... 추석 앞 먹거리 가격 '도미노 인상'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9.0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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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장기화... 기업들 가격인상 이어져
오뚜기 즉석밥, 대상·비비고 김치도 가격올라
"코로나와 장마로 원자재 가격 올라 불가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긴 장마와 코로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즉석밥, 과자, 김치 등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소비자물가 및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생활에 가장 밀접한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인상으로, 3종 중 '오뚜기밥'은 기존 710원에서 77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오뚜기 측은 "최근 주원료인 쌀 시세가 꾸준하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출고가 기준으로 대형마트의 특가 행사나 대량묶음 구매 등을 감안하면 체감되는 물가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앞서 지난해 1월 쌀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9% 인상한 바 있다. 햇반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상품인 햇반컵반 가격도 평균 6.8% 인상했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해 '원가 상승'보다 '급증하는 수요'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즉석밥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 늘어난 392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 가격인 80kg당 19만원과 비슷한 19만1000원 수준이다. 

즉석밥 제품뿐 아니라 수요가 늘고있는 과자·음료·김치 등 다른 식품도 가격을 올리거나 중량을 줄였다. 롯데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있는 목캔디 권장 소비자 가격은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올랐다. 찰떡파이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축소했다. 6개 들어있는 제품의 중량은 225g에서 210g으로, 10개 들어있는 제품의 중량은 375g에서 350g으로 줄였다. 또, 나뚜루 아이스크림 파인트와 컵 가격도 10.5% 인상했다.

롯데푸드도 지난 6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2월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 '트레비', '아이시스8.0'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해태htb는 지난 4월 '갈아만든 배'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롯데제과 측은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판촉비 등 상승에 따른 경영 제반 환경 악화가 가격인상 요인"이라고 밝혔다. 

사진= 종가집. CJ제일제당 각사 제공
사진= 종가집. CJ제일제당 각사 제공

김치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김장을 직접 담그는 사람들이 줄고, 홈쇼핑 등 언택트 채널을 통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대상은 지난 5월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을 4년 만에 5.7%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올렸다. 특히, 올해는 전례없이 긴 장마와 잦은 태풍 등으로 배추 공급이 줄어 일각에서는 도미도 인상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긴 장마로 원재료 값이 급등해 식품 가격 인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연초나 연말에 가격인상 이슈가 많았는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부터 지속된 장마로 채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7일 통계청의 '2020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올랐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15.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 7월과 비교해도 10.5% 상승했다.

수해로 채소류 출하가 급감하면서 신선 채소의 가격은 전월 대비 25.5%, 전년 동월대비 7.3%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33.4%) 이후 최대 상승이다.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28.6%, 신선과일은 7.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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