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김성주 MCM 디자인의 굴욕 "중국선 열광, 한국선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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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성주 MCM 디자인의 굴욕 "중국선 열광, 한국선 왕따"
  • 김원석 기자
  • 승인 2016.06.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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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뒤떨어지는 촌스러운 디자인" 혹독한 평가 잇따라
中시장만 신경…국내판매 줄며 백화점 매장 빼야할 상황
한국제품·기업·국가경쟁력 업그레이드 위해 새 디자인 개발해야
▲MCM 제공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브랜드 MCM을 두고 한국에선 말이 많다.

상당수의 국내 소비자들은 MCM에 대해 "중국에서만 유명한 MCM이 무슨 명품이냐", "시대에 뒤떨어지는 촌스러운 디자인"이라는 등 혹독한 평가를 남기고 있다. 업계 조차 "국내명품브랜드라고 보기 미안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대하다"며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할 때"라고 평하고 있다. 

MCM은 1976년 뮌헨에서 만들어져 2005년 성주그룹(대표 김성주)에 인수됐다. 십 여년 전쯤 잡화브랜드 러브캣·메트로시티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중가브랜드로 입지를 다져오다, 김 회장이 구조조정에 고급화 전략를 펴면서 어느덧 해외신흥명품 브랜드급과 나란히 100만원대의 가격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현재는 총 30여개국 12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중국시장만 신경 쓴 탓일까, 최근 MCM은 지속적인 판매부진에 국내 백화점 매장까지 빼야할 상황에 이르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10% 안팎으로 하락, 지속적인 판매부진에 각 백화점에서는 철수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이는 MCM의 지난해 중국 매출이 2012년보다 무려 230%나 크게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MCM이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형편없는 디자인'을 꼽았다. 우선 요즘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은 로고가 눈에 띄지 않는 '로고리스' 디자인과 고풍스러운 색상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화려한 로고 패턴으로 도배된 데다 지나치게 눈에 띄는 황금·분홍·레오파드 색상, 여기에 번쩍번쩍한 스터드 장식은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에 지극히 부담스럽고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MCM의 연이은 매출하락은 경기불황과 김성주 회장의 정치권 입성 논란 때문만이 아니다"면서 "김 회장이 논란을 빚지 않았어도 MCM은 국내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디자인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MCM이 국내명품브랜드를 앞세우면서도 특정 명품 디자인만 좇아가다 브랜드의 콘셉트와 아이텐티티를 확고히 다지지 못한 점, 가격경쟁력마저 잃은 부분들이 소비자들이 제 값을 주고 구매하기 아까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 디자이너들은 MCM이 고급 가방으로써 멋진 디자인의 고품격이 더해지기 위해, 개선책으로 화려한 색상·패턴의 어필보다 MCM이 가지고 있는 가죽 스타일에서 고급화를 먼저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한 디자이너는 "MCM이 값어치를 인정받고 명품으로 인정받으려면 디자인 개선이 시급하다"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급소재가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찾고, 그 다음 가죽소재에 걸맞은 색상과 장식적인 부분을 고려해 다듬을 것"을 주문했다.

이어 "비슷한 가격대의 '루즈앤라운지' 등 독창적인 스타일로 고품격을 드러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국내 브랜드도 상당하다"며 "종종 국내서 탄탄한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상품을 내놓을 때 산으로 가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경향이 있다고들 하는데, MCM이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은 제조를 리드하고 제품 차별화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더욱이 국내 브랜드라고 멸시받았던 시대를 벗어나면서 MCM은 국내 명품브랜드로서,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로 더욱 확장하기 위해선 디자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MCM은 유능한 기술자들이 만들어준 기술의 바탕 위에 탄탄한 디자인을 제공하고, 한국제품·기업·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디자인 개발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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