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넷心 '온도차'... 父결정 지지, 후계자 조현범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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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넷心 '온도차'... 父결정 지지, 후계자 조현범엔 '싸늘'
  • 정연수 기자
  • 승인 2020.08.3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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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조양래 결정 지지하지만, 차남 조현범엔 부정적
‘하청업체 뒷돈’ 1심 실형이 후계자 자격시비 자초
장녀의 '부친 성년후견 신청'도 전체 부정여론 일조
3남매 관련 기사 댓글분석 결과 부정감성 높아
차트=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세부 이슈별 감성분석
차트=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세부 이슈별 감성분석

한국타이어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않다.

누리꾼들의 댓글 여론 분석 결과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물론 조 이사장의 행위를 옹호하고 나선 장남 조현식 부회장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양래 회장은 자식들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돼 입장문을 발표하며 높은 지지를 얻었으나, 정작 경영권을 승계한 조현범 사장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논란은 지난 6월 30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자신의 지분 23.59%를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매각하며 시작됐다. 조현범 사장은 기존에 보유한 지분 19.30%에 조 회장으로부터 인수한 지분을 더해 총 42.89%를 확보하며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가 됐다.

그 직후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은 기존 조현범 사장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19.32%고, 조희경 이사장은 지분이 0.83%로 두 명의 지분을 합쳐도 20.15%에 불과하다.

지난달 30일 조 이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성년후견인 심판을 청구하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성년후견인은 질병이나 노령 등의 이유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인물을 대신해 법정대리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해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조양래 회장은 다음날인 31일, 차남 후계구도를 명시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조현범 사장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나 걷기운동 등을 꾸준히 하며 건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후계구도 천명에도 불구하고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이달 25일, "조 이사장이 진행하고 있는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조희경·조현식 성년후견 신청 부정감성 70.9%   

관련기사에 붙은 댓글을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은 조양래 회장의 입장표명을 지지했고,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신청과 조현식 부회장의 동참에는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이슈가 시작된 6월 30일부터 8월 27일까지 네이버 뉴스에는 인링크 기준으로 137건의 관련기사가 올라왔고, 2307개의 댓글과 3368개의 표정이 달렸다.

세부 이슈별로 각 기사에서 ‘좋아요’·‘화나요’ 등 표정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신청과 관련된 기사그룹은 ‘화나요’가 평균 70.9%로 일련의 이슈 중 부정감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의 8월 1일자 <딸 "아빠 정신상태 의문" 공격에, 조양래 "난 건강"… 경영권 놓고 충돌> 기사에는 159개의 표정이 달렸는데 ‘화나요’가 78.0%, ‘슬퍼요’가 11.9%로 집계되며 부정감성이 매우 우세했다. 댓글게시판에는 조 이사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 회장 본인의 뜻이 확고한데 장녀는 그만해라. 추해 보인다. 잘 키워준 것에 감사해라. 
  • 아버지를 정신병자 취급을 해? 딸이 할 짓이냐. 
  • 하여튼 있는 것들이 더해~~ 당신이 이모양이니 아버지가 당신한테 경영권을 안주는거다. 
  • 아이구! 부모돈이 니들거냐? 
  • 딸이 왜 거기서 나와. 경영권은 이미 아들이 15년전부터 잘해오고 있는데

장남의 성년후견 심판 절차 동참 사실을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부정감성도 평균 67.0%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비판의 대상은 조씨 일가로 확대됐다. 노컷뉴스의 8월 26일자 <조현범 VS 조희경…조현식 가세, '남매의 난' 본격화> 기사에는 오너일가를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 (중략) 지들이 일군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아버지가 주는대로 받아야지 한건 없는데 권리만 찾는 권리충
  • 조씨 집안들, 다들 문제가 많지? (중략)  
  • 조씨들 이거 왜이리 개OO이야? 

이와 대조적으로 조양래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이슈는 긍정감성이 평균 73.0%로 집계되며 관련 이슈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앙일보 7월 31일자 <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다툼에 조양래 회장 "첫째 딸,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기사는 높은 관심을 모았는데 20만5000회 이상 조회됐고 521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의 감성반응은 ‘좋아요’가 71.1%로 매우 높았고, ‘슬퍼요’는 8.5%를 기록했다. 

  • (중략)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건 인간의 본성중 하나이며 당연한 현상입니다.. 다만, 상속에 대한 모든 의사는 부모의 자유의사이지, 자식이 반발할 요소은 1도 없습니다... (중략) 
  • 큰딸이 잘못했네.. 
  • 돈 앞에 눈이 멀어 부모를 치매 걸린 사람으로 대하려는 장녀라니... 참... 부끄럽다. 부모가 넉넉하게 재산 증여 했으면 그걸로 잘 먹고 살일이지... 경영도 안해 봤다면서 주식 지분에 욕심을 내다니... (중략) 
  • (중략)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아직 정정한 창업주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따르는게 맞다.  
  • 저런 부모가 있다는것 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해라! 자식에게 학비주는 것도 버거워 맛있는 것도 제대로 사주지 않아도 그런 부모를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부끄러운줄 알아라! 

같은 날 게재된 국민일보 <조양래 “딸아 왜 이러니… 경영권 승계 생각 안했단다”> 기사 댓글게시판에도 조 회장에 대한 긍정 평가가 줄을 이었다. 누리꾼들은 조 회장의 결정을 현명한 처사라며 호평했다. 이 기사의 긍정반응은 73.7%로 집계됐다.

  • 현명하시네. 본인 죽고나서 자식들 싸울까봐 아예 정리 확실하게 해두시는거봐. 
  • 깨끗하네. 그래 재산분할은 살아생전에 증여세 내면서 그냥 주고싶은 사람에게 줘라. 그럼 깔끔하잖아. 유산 받고싶으면 부모에게 잘해라 
  • 참기업인이십니다.......가족 모두 원만히 해결되길 바랍니다
  • 딸님아...부끄럽지 않습니까? 훌륭한 아버지시네요. 
  •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에서 후계구도를 마무리한 것은 아주 훌륭한 처사입니다. 공익재단에 기부 하는 것은 딸의 경영권 욕심 같네요. 

후계자 지목된 조현범, 하청업체 뒷돈 챙기며 여론 악화

댓글 여론은 조양래 회장의 결정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현범 사장에 대해서는 싸늘했다.

조 사장은 올해 4월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이 사건으로 조 사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추문이 여론에 반영된 결과인지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 이슈를 다룬 기사는 누리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들 기사에 대한 댓글 여론 분석 결과 긍정반응은 평균 28.6%에 불과했다. 

조 사장의 지분 인수가 이뤄진 직후인 6월 30일자 조선일보의 <[단독] 장남과 누나들이 손잡았다, 한국타이어 결국 형제의 난> 기사 댓글게시판에는 조현범 사장에 대한 부정적 댓글이 다수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조 사장의 1심 유죄판결 내용을 언급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 (중략) 하청업체 삥뜯고 술집 여종업원 차명계좌로 유흥비 탕진, 주가 조작 등등 능력있으면 뭐하나요? 윤리경영이 지금 얼마나 중요한데..
  • 배임 횡령한 O에게 지분을 몰아 준 아버지. 
  • 배임 횡령한 O이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것 자체가 코메디다. 제발 자본주의 나라에서 자본주의 해라. 도둑O들아. 
  • 아버지가 지분 몰아준 차남 조현범은 회사 배임횡령 혐의로 유죄판결 받았는데 지금 집행유예중이다. 한마디로 전과자야. 그런데 이런 전과자한테 아버지가 지분을 몰아줬는데 국민연금이 가만히 있으면 그게 오히려 직무유기다. 

조 사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이 1심 선고형량보다 높은 징역 4년을 구형한 사실도 여론을 악화시키는데 한 몫했다. 조 사장의 항소심 관련 기사댓글 여론을 분석한 결과 부정반응은 평균 64.7%에 달했다. 검찰 구형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조 사장의 범죄행위를 비꼬는 댓글이 달렸다. 이데일리의 17일자 <檢 "조현범 1심 집행유예 너무 가볍다"…2심서 실형 구형> 기사 댓글게시판에는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

  • 벼룩의 간을 빼먹지!~ 암튼 있는것들이 더해. 오너가 쪽팔리지도 않나보네. 대기업은 전부 집행유예냐! 선고 좀 제대로 때려라!! 
  • 6억 피해자에 다 갚았습니다. 변호사에 비용 40억 지불했습니다. 반성하려고 대표이사 관뒀습니다. 재판장님 선처 바랍니다. 에라이~~~~ 
  • (중략) 재판부는 건성 건성 하지 맙시다.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6.30 ~ 2020.8.27
※ 수집 버즈 : 2,444건 (네이버 뉴스 및 댓글)
※ 분석 : 시장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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