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아닌 '면발'... 원료 다양화 나선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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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아닌 '면발'... 원료 다양화 나선 식품업계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8.2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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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 프리시장 소비자 겨냥한 제품 출시
면발에 포인트 둔 제품... 특유 식감 유발
풀무원-두부면, 농심-옥수수면, CU-파래면
두부면. 사진= 풀무원.
두부면. 사진= 풀무원.

한때 국물맛을 강조했던 라면업계들이 '면발'에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빨간 국물·하얀 국물 등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던 제품들이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지자 '면발' 차별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특히 최근 사람들이 건강과 칼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적인 밀가루면 대신 두부, 옥수수, 파래 등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거나, 기존 라면에서 칼국수 면발로 변화를 준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1일 1면'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면 사랑은 남다르다. 하지만 밀가루가 고탄수화물, 고칼로리라는 이유로 과다 섭취 시 비만과 각종 성인병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이 꺼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글루텐(밀가루) 프리 수요가 늘고 있음에 따라 면발도 소비 트렌드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16억1000만 달러 규모를 보였지만 연평균 9.2% 이상 성장하며 2027년에는 436억5000만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풀무원식품은 두부로 밀가루를 대체한 신제품 '두부면'을 출시했다. 이번 두부면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식물성 단백질 식품(Plant Protein Meal)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면 요리는 먹고 싶지만, 탄수화물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도 공략한다.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로 만들어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지 않고 탄수화물 함량도 낮췄다. 성인 1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의 약 30% 가까이 충족하는 고단백 식품으로, 달걀(대란) 2개나 닭가슴살 65g을 섭취했을 때 얻는 단백질 수준과 비슷하다.

풀무원의 두부면은 평소 두부를 잘 먹지 않는 이들도 다양한 면 요리로 두부를 섭취할 수 있는 제품으로 얇은면(2.5㎜)과 넓은면(5㎜) 2종으로 출시됐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포두부 혹은 건두부 형태로 오래전부터 다양한 면 요리에 두부면을 활용해 온 것에 착안해 밀가루 면을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면으로 대체한 제품이다. 

농심은 지난 4월 옥수수면을 출시했다. 옥수수면은 옥수수 전분을 면에 30% 넘게 함유했다. 옥수수 전분의 특성 때문에 면이 더욱 더 찰지고 쫄깃해지며 특유의 고소한 향이 배어들어 색다른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친숙하면서도 차별화된 맛을 내기 위해 면의 재료로 옥수수를 선택했다"며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색다른 맛과 매력을 선사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농심은 업계 처음으로 칼국수 면발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시중에 있는 비빔면 대부분이 기존 라면 면발을 사용하는데, 농심은 면 굵기를 새롭게 바꿔 색다른 비빔면을 개발한 것이다.

농심 칼빔면은 여름 별미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비빔칼국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빔 소스가 잘 묻어나며 쫄깃한 식감이 나는 비빔면 전용 칼국수면을 만들었다. 두툼하면서도 소스가 잘 묻어날 수 있도록 면 표면을 거칠게 만들었다.

파래탕면 또한 새롭다. 파래탕면은 TV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이영자가 개발한 제품으로, 편의점 CU와 손잡고 내놓은 제품이다. 이영자의 파래탕면은 고향인 충청남도 태안 안면도 옷점마을을 찾아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해산물을 재료로 태안탕면(파래탕면)을 개발했다.

파래를 갈아 넣고 반죽한 파래면을 만들고, 태안의 향토음식인 게국지에서 착안해 꽃게, 바지락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은 국물을 완성했다. 파래탕면은 지난 1월 25일 첫 출시와 동시에 SNS에서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며 기존 스테디셀러들을 모두 제치고 3주 연속 CU 컵라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면발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부각되며 면발의 탄력도, 제조 공정, 그리고 면의 원료 등이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라며 "라면의 단점인 고탄수화물을 잡을 수 있도록 업계에서는 건강한 면제품을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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