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사기·하청업체 갑질 의혹까지... 삼부토건, 각종 논란에도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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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사기·하청업체 갑질 의혹까지... 삼부토건, 각종 논란에도 '모르쇠'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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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부르네상스’ 민간임대계약금 미반환 논란
임차계약 후 일반분양 전환... 계약자에겐 '쉿'
대책위 "사업지연이유 물으면 '추진중' 답변만"
"공문엔 '성실시공' 약속 눈속임... 통지도 안해"
회사 측 분양대행사 앞세워 "당사 책임 없다"
광고업체 상대 '수억 비용 미지급', 갑질 제보도
회사 측 입장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 답변 없어
삼부토건 TV CF 캡쳐.
삼부토건 TV CF 캡쳐.

법정관리 졸업 후 TV광고까지 진행할 정도로 재기에 성공한 삼부토건이 사기분양, 하청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불거진 논란 모두 ‘천안삼부르네상스’라는 사업지에서 발생했다. 제보자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기획사기’를 의심할 만한 정황도 눈에 띈다. 

'민간임대분양 계약피해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18년 5월 분양대행사 ㈜금강다이렉트와 '민간임대아파트 임차인 모집 대행용역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삼부토건은 천안시 동남구 구룡지구 도시개발구역A-1에 ‘천안삼부르네상스’를 건설 중이었다. 계약 체결 후 금강다이렉트는 민간임대아파트 계약자 모집을 위해 광고를 진행했다.

삼부토건은 2개월 후인 같은 해 7월 ‘천안삼부르네상스’ 민간임대아파트 분양 계약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안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최근까지 삼부토건은 공사 진행상황을 계약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계약자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수소문을 했다. 계약자들이 알아낸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계약한지 2년이 지난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약 방식이 ‘민간임대’에서 ‘일반분양’으로 변경돼 있었다. 제보자들은 삼부가 분양 방식 변경을 계약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계약금 반환 고지와 반환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임대분양으로 계약하고 계약금을 반환받지 못한 피해자는 80여명에 이르고 있다.

대책위는 "삼부토건은 사업 지연 이유를 묻는 문의에 거짓으로, '민간임대 사업은 지금도 추진 중에 있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부토건은 '성실시공'을 약속한 공문으로 계약자들을 안심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 계약자는 “사업주체인 삼부토건에서 단 한번도 피해자들에게 연락조차 없었고, 피해자들이 발품팔아 알아낸 상황”이라며 “분양대행사와 관리감독 주체인 삼부토건이 임대분양으로 허위광고를 내고, 사기를 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분양대행사인 금강다이렉트를 앞세워 계약자들에게 “당사는 책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삼부는 모델하우스 리모델링 후 새로운 분양대행사에 일반분양 모집 대행을 위임하고, 천안시청에 ‘일반분양 계약자 모집’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삼부르네상스의 문제는 분양사기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영세 기획사들을 상대로 광고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보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18년 6월 천안삼부르네상스 임대분양을 진행하면서 영세 사업체들과 홍보, 인쇄물, 현수막 등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삼부토건은 업체에게 "홍보관 개원 후 2개월 이내 광고비가 지급되니 그때 일시불로 비용 정산을 해주겠다"며 후불지급을 약속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삼부토건은 광고비 일부만을 지급하고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3월에는 삼부토건 부사장이 '5월까지 집행을 약속하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에게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광고 업체는 5여곳,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5~6억원대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업체는 “삼부토건에는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영세 업체들에게는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액수”라고 하소연했다.

기자는 대책위 주장 및 제보 내용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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