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침수차' 주의보... 9월부터 매물 7천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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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침수차' 주의보... 9월부터 매물 7천대 쏟아진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8.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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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호우에 침수차량 4000대 돌파
미집계 차량 합치면 7천대 이상 추정
침수 흔적 제거 후 시장 본격 유입
중고차 구매 시 침수여부 반드시 확인
지난 30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가 집중호우로 침수돼 소방관들이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지난 30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가 집중호우로 침수돼 소방관들이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집중 폭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가 4000대를 돌파했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형 손해보험사 12곳(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접수 건수는 4412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만 471억24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동기 대비(24억원) 20배에 달한다.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미가입자 등 손해보험사에 집계되지 않는 차량까지 감안하면 침수 차량은 7000대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자차보험 가입률은 60% 수준이다.

또한 5일 이후에도 전국 각지에서 폭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침수 차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도 집중호우에 이은 대량의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침수차는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음주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뒤늦게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태풍 볼라벤, 덴빈, 산바 등이 몰려왔던 지난 2012년에는 전국에서 약 2만3000대가 넘는 침수차가 발생했다.

문제는 침수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몰래 들어와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침수차는 중고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위험 요소가 된다. 침수차는 전자제어장치(ECU)와 엔진내부가 손상을 입어 제대로 된 성능을 내기 어렵다. 시동이 갑자기 꺼질 수 있고 차체에 녹이 슬어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원칙적으로 침수차량이 폐차돼야 하는 이유다.

치명적인 안전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니 침수 여부는 중고차 구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보험사에 인수된 침수차는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무료침수차량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사에 접수되지 않은 침수차의 경우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를 노린 일부 비양심적인 중고차·정비소 업체들은 침수차를 직접 매입하거나 전손 처리돼 폐차될 예정인 차량을 빼돌려 복원 작업 후 중고차 매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차량 구입과 건조, 세척과 상품화 등 과정을 거쳐 9월부터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과거 침수 차량 구입 피해는 9~11월에 가장 많았다. 정비업체 정비 과정에서 발견한 경우(82.5%)가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침수차가 수리 후 중고차 시장에 나오기까지 보통 한달가량 걸리기 때문에 8·9월 정도에 나오는 물량은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해당 기간에 꼭 구매해야 한다면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를 확인한 뒤 매매계약서에 침수피해 보상 특약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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