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만 긴' 동화약품?... 실력 못보여준 윤인호, 오명 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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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만 긴' 동화약품?... 실력 못보여준 윤인호, 오명 씻을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8.0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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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입사 후 6년만에 전무... 본격 4세경영 돌입
새 먹거리 발굴 노력... 라니티딘 사태로 600억 손실극복 '주목'
윤도준 회장. 사진=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 사진= 동화약품

동화약품이 윤도준 회장의 아들 윤인호 전무를 사내이사로 참여시키면서 본격 4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제약사중 가장 긴 123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매출은 3000억원 수준으로 윤 전무가 '역사만 긴' 동화약품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화약품은 '후시딘', '까스활명수' 등으로 잘 알려진 제약기업이다. 조선시대인 1897년 윤창식 사장이 창업한 이후 윤광열 명예회장, 윤도준 회장을 거쳐 윤인호 전무로 4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윤 전무는 2013년 입사 후 4년만에 상무 승진 이후 2년만에 전무로 올라서며 본격 후계자로 자리잡았다. 1984년생인 윤 전무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13년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4년 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등을 거쳤다. 

더불어 동화약품에 유리병 용기를 납품하는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엔피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동화지엔피는 동화약품 주식 15.22%를 보유한 최대 주주 회사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해 동화지엔피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동화지앤피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매출 절반 이상을 동화약품에게서 가져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159억원 중 107억원 ▲2015년 225억원 중 115억원 ▲2016년 238억원 중 118억원 ▲2017년 239억원 중 116억원이다. 

윤인호 전무. 사진= 동화약품
윤인호 전무. 사진= 동화약품

윤 전무는 일반의약품(OCT)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 매출 비중이 50%를 차지할만큼 중요한 위치다. 하지만 윤 전무가 본격 일반의약품 사업을 총괄한 2016년부터 동화약품 실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핵심부서를 키우지 못한만큼 윤 전무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의사 출신인 윤 회장은 경희대 의대 출신으로 경희대와 경희대병원에서 교수·의사로 20년을 보낸 非경영인 출신으로 회장 선임당시 경영능력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윤 전무는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중추부서를 거친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발암물질 문제를 일으킨 라니티딘 사태 후폭풍으로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맺은 판권 계약이 해지되면서 연간 60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정돼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동화약품은 GSK의 일반의약품 무좀약 '라미실', 비강분무제 '오트리빈', 감기약 '테라플루', 위장약 '잔탁' 등을 도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해왔다. 이들 제품은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의 연 매출 3000억원의 20%에 해당한다.

동화약품 측은 “GSK와의 계약 해지는 라니티딘 사태 이전에 이미 약속된 것”이라며 잔탁 판매금지 조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라니티딘 사태가 결정적인 계약 해지 사유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분사, 신설 등 변동이 있더라도 법인이 존속하는 한 기존 판권 계약을 넘겨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윤 전무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뷰노'에 30억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3년간 리브스메드 10억원(지분율 0.91%), 비비비 20억원(전환우선주에 투자), 제테마 50억원(2.04%), 필로시스 20억원(미공개) 등을 합치면 최근 3년간 130억원 가량을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것이다.

잔탁 제품 이미지. 사진= 동화약품
잔탁 제품 이미지. 사진= 동화약품

또한 올해 4월 코로나19 치료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천식치료제로 개발중인 신약후보물질 'DW2008' 적응증을 코로나19 치료 영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곧 2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은 밀리칸주(국산 3호), 자보란테(국산 23호) 등 신약을 두 개나 배출했지만 상업화까지 이끌지는 못했다. 이번 코로나 치료제 신약 개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당장의 600억원 매출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80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억원 늘어난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첫 3000억원을 넘겨 대형 제약사로 도약이 기대됐지만 라니티딘 사태로 부침을 겪었다"며 "윤 전무가 아버지와 달리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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