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 정부지원도 '뚝'... 면세점, 살 길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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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 정부지원도 '뚝'... 면세점, 살 길이 안보인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7.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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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에 적자... 사라진 여름휴가 대목
3대 지원 정책 하반기 종료... 추가 지원 절실
코로나 이전 북적이던 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코로나 이전 북적이던 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이 올해 2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도 임대료인하, 재고품 국내 판매, 해외 반송 등의 지원 종료가 예고돼있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 실적 역대 최악... 적자 늪에서 허덕

면세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임대료 50% 인하, 국내판매 허용 등의 지원이 있었지만 적자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30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 전망은 6045억원, 영업손실 620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됐고, 영업손실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중국 다이공들의 활동이 재개돼 2개월 연속 국내 면세점 매출이 개선됐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턱없이 저조한 수준이고,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안했을 때 대규모 손실은 피할 수가 없을 전망이다.

롯데면세점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전분기 영업이익 43억원으로 적자는 면했지만 감소율이 96%에 달했다. 2분기는 코로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시기라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면세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임에도 코로나로 막힌 하늘길 탓에 사실상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부 유럽국가들이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지만 국내 입국자에 대한 2주 격리 조치가 풀리지 않는 이상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올해를 넘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적자가 이어질게 뻔해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지원 끊기는 하반기... 해외 반송 연장 절실

2분기 최악의 성적표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3·4분기는 이보다 더 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추가적인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면세업계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 재고 면세품 판매, 3자 국외 반송 등의 지원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대책들도 하반기에 종료될 예정이라 업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먼저 인천공항임대료 감면이 올해 8월이면 끝난다. 9월부터는 기존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공항공사가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대기업 면세점은 기존 임대료의 50%, 중소면세점은 75%를 감면키로 한바 있다. 

다만 이번 인천공항면세사업자 입찰에서 롯데와 신라는 9월부터 매출액 연동제로 부담을 덜었지만 신세계면세점은 월 360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큰 화제가 됐던 면세 재고품 국내 판매도 올해 10월 29일 종료된다. 명품을 반값에 살 수 있다고 알려지며 주요 판매 매장은 새벽부터 줄서는 소비자들로 붐볐고, 온라인은 서버가 다운될만큼 인기가 높았지만 면세점들에게 주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 3사의 재고품은 약 2조5000억원 규모일 것"이라며 "재고 소진을 위해 최소한의 마진만 받고 유통업체에 넘겨 이익적인 면에서 크지 않다"고 말했다.

3자 국외 반송 정책도 10월 29일 만료된다. 이는 국내 면세점이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로 중국 다이공들이 주요 고객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30억원으로 이전 달인 5월과 1조179억원과 비교해 9.3%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이만큼이라도 할 수 있던 이유가 다이공들 덕분이었다.

현재 면세점들의 주요 수입원인데 3자 국외 반송 정책이 중단되면 타격이 매우 크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도 매출 1조원을 할 수 있는 이유가 국외 반송을 통한 다이공 덕분이었는데 이마저도 끊기면 매출원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국외 반송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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