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실에 홈쇼핑 판매까지... 생존위해 자존심 버린 특급호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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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에 홈쇼핑 판매까지... 생존위해 자존심 버린 특급호텔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7.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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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일반적인 '데이유즈'... 국내는 모델 이미지로 꺼려
밀레니얼 힐튼 호텔 실내 수영장. 사진= 밀레니얼 힐튼 서울
밀레니얼 힐튼 호텔 실내 수영장. 사진= 밀레니얼 힐튼 서울

국내 특급호텔들이 대실 개념의 '데이 유즈' 상품을 내놓고, 홈쇼핑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의 기로에 서자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타개책을 찾는 모습이다.

먼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주중에 투숙 없이 객실과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하프 데이 스페셜'을 처음 선보였다. 오전 8시부터 최대 12시간 동안 객실에 머무르며 피트니스 등의 부대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당초 한시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고객 반응이 좋아 8월말까지 기간을 늘렸다.

밀레니얼 힐튼 호텔도 데이유즈 상품을 내놧다. 숙박 대신 8시간 동안 객실에서 휴직을 취하면서 피트니스·수영장 등의 부대시설 이용을 할 수 있다. 예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등 일부 특급호텔들이 비즈니스 고객 대상으로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일반 고객까지 확대한 것은 처음이다.

데이유즈 상품은 일종의 대실 개념으로 해외에서는 보편화됐지만 국내는 대실하면 모텔을 먼저 떠올리는 탓에 특급호텔들이 상당히 꺼려온 상품이다. 객실률을 늘려 수익에 도움되지만 특급호텔 이미지가 깎이면서까지 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용 고객이 대폭 줄어 객실률이 10%대까지 하락하자 이러한 불문율도 깨뜨렸다. 특히 서울 시내 호텔의 경우 투숙객의 63%가량이 외국인 고객이 사라지면서 생존을 위해 이미지 하락을 감수하는 것이다.

롯데, 신라 등의 국내 특급호텔들은 현재 데이유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어쩔 수 없이 데이유즈 상품을 내놓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오후 3시 체크인, 낮 12시 체크아웃'이 일반적이던 숙박 정책도 객실 운용에 여유가 생기면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체크인하고 24시간 후 체크아웃할 수 있는 상품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12세 미만 어린이 입장을 제한해왔던 시내 특급호텔도 빗장을 낮추고 연령 제한을 없앴다. 외국인 고객이 끊긴 상황에서 내국인 고객이라도 잡기 위해서다. 롯데호텔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최근 전용 라운지 '르 살롱'의 연령 제한을 한시적으로 없앴다. 호텔 라운지 불문율인 어린이 이용 제한의 빗장을 풀면서 가족 단위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 GS샵 판매방송 이미지. 사진= GS샵
인터컨티넨탈호텔 GS샵 판매방송 이미지. 사진= GS샵

또한 특급호텔들은 홈쇼핑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5월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객실 특가상품을 GS홈쇼핑에서 판매한바 있다. 시내 5성급 호텔이 홈쇼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어 롯데호텔과 신세계조선호텔도 각각 롯데홈쇼핑과 신세계TV쇼핑에 나와 객실을 판매했고, 좋은 호응을 얻었다. 홈쇼핑을 통한 객실 판매가 인기를 얻자 타 호텔들도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급호텔들이 코로나 사태로 생존의 기로에 서자 살기 위해 몸값을 낮추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타 호텔들도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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