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기의 힐링타임] '안전제일' 부천영화제?... 전주(JIFF) 언택트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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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기의 힐링타임] '안전제일' 부천영화제?... 전주(JIFF) 언택트를 보라
  • 정선기 소장
  • 승인 2020.07.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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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는 비대면... BiFan, 누구를 위한 '안전제일'?
중대본 가이드라인 없고, 지자체는 행사 강행
노약자·영유아 이용 공간서 개최... "코로나 취약"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비대면 온라인 전환
방역본부·문체부 행사 개최 가이드라인 재점검 해야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코로나19 대확산이 문화·예술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장르 영화 축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오는 9일부터 8일간 '안전제일'을 내걸고 대면 행사를 일부 축소한 상태에서 강행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가 했더니 용산 이태원 클럽에 이어 다중이용공간과 물류 회사, 일선 교회 등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 모여드는 행사의 특성을 고려해 칸영화제, 로카르노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도 연기 또는 사실상 취소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재유행 시기에 굳이 대면 영화제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BiFan 측은 우선 다중밀집에 따른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막식, 레드 카펫 등 외부 행사를 과감히 축소·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영은 OTT 서비스 업체인 왓챠에서 69편을 상영하는 등 전체 42개국 194편의 작품을 초청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다만, 오프라인 상영관은 방역 관리를 위해 CGV소풍의 8개관으로 한정 지었다고 하는데요. 행사를 주관하는 지자체나 국내 문화예술계 정책을 관할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담당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관련부처 어디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채 이번 행사를 지켜보는 모양새입니다.

영화제 사무국은 "언택트(untact)를 넘어 온택트(ontact)로 전환하고 있다. 오프·온라인을 병행하는 BIFAN의 하이브리드 운영방식은 관객 접점을 다각화한 ‘뉴 노멀(새로운 표준)’ 콘셉트의 국제영화제를 구현, 코로나19 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물론,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변화라는데는 동의하지만 마치 건설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슬로건 '안전제일' 문구도 그렇거니와 수 백여 명의 행사 인원이 참가하여 수많은 시민들이 찾게 될 텐데, 안전이라는 게 어디 지자체와 사무국의 공표만으로 확실히 보장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일례로, 영화제가 개최되는 다중이용공간은 감염병에 취약한 노약자나 영유아도 가족 단위로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입니다. 식사나 휴식을 취할 때는 잠시 마스크를 벗게 되고 기침을 하는 무증상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집단 감염까지 우려됩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이에 앞서 지난 5월에 성공리에 행사를 치른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롤 모델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JIFF는 국내 최대 OTT 플랫폼인 Wave를 통해 관객들에게 온라인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오프라인 상영은 경쟁부문을 중심으로 심사위원, 초청작 감독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여하는 무관객 비대면(언택트) 영화제로 개최했습니다.

BiFan과 함께 여름철 휴양 영화제의 성지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경우, 공식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상영하고 음악 프로그램은 무관객으로 진행합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과 공식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는 비대면 온라인 영화제로 전환했습니다. 다시 한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시민의 건강과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바른 결단을 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어떤 영화제는 대면으로 어떤 영화제는 비대면으로 하는 등 지차체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차원에서 국내 대규모 문화예술행사 개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글쓴이 정선기>
영화/심리학/건강/강연/미디어 등 다섯 가지 분야를 주제로 한 정보성 컨텐츠를 큐레이팅해 온 칼럼니스트이다. 특히, 영화인문학을 기초로 힐링 큐레이터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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