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만 수백억"... 2차 재난지원금이 무서운 카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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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부담만 수백억"... 2차 재난지원금이 무서운 카드사들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7.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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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재난지원금으로 이익 본 일 없다"
정산 지연될수록 카드사들은 '부담 가중'
이자비용 보상은 여전히 감감무소식

카드사들이 떠안았던 9조원대 긴급재난지원금 정산이 시작됐다.

재난지원금 조달을 통째로 부담해왔던 카드사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산이 늦어질수록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지자체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테이블에 올리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던 카드사들은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자 비용에 대한 보상을 여전히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부터 재난지원금 지원에 동참한 9개 카드사(국민·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를 대상으로 1차 정산금액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산된 재난지원금은 약 90% 수준이다. 

카드사가 정산 받을 전체 재난지원금 규모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 중 95%를 1차 정산금액으로 정하고 지급을 시작했다. 나머지 정산분 5%의 경우는 재난지원금 유효기간이 끝나는 8월 말 이후 실제 카드 사용액을 따져보고 지급하기로 했다.

재난지원금 정산은 앞서 두 차례나 연기됐다. 당초 정부는 재난지원금 정산을 한 달 사용액 기준으로 매달 지급하기로 했지만 재원 마련을 이유로 지키지 않았다. 이에 카드사들은 두 달여 동안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이용해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쏟아냈다.   

카드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으로 매달 나가는 이자비용만 수백억원인데다 기본적으로 결제 승인·중계를 담당하는 밴(VAN)사 수수료, 별도로 개발한 시스템과 문자메시지(MMS) 비용까지 오히려 수익이 마이너스로 기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예산권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경 심사 과정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초선인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예결위에서 "지급된 재난지원금 14조원이 거의 소진되면서 또 다시 가계의 소비여력 부진으로 경기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는 만큼 국가 미래자원의 일부를 미리 사용해서라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같은당 초선인 이규민 의원도 "미증유의 위기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과감히 (재난지원금을) 한두 번 더 주는게 재정적 이익을 보고 경제악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2차 긴급 재난지원금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안일환 제2차관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못해 경제가 주저앉으면 나중에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어려운 곳에 집중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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