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부진', 손보사 '약진'... 하반기 희비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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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부진', 손보사 '약진'... 하반기 희비 엇갈린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7.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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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손보사 2분기 실적향상 전망
보험硏, 보험료 생명-1.8%·손보+5.2%
전문가들, "보험업계 당분간 버티고 견뎌야... 코로나 백신 개발이 큰 변수"

올해 하반기 손해보험사의 실적은 개선되고 생명보험 업계는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개선으로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금리 기조에서 생보사들은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는 분석이다.

4일 NH투자증권 측은 2분기 주요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의 합산 순이익이 6,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개선이 손보사 호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자동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을 나타내는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상 손보사들의 손해율 적정선은 80% 수준인데 지난해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90%에 달했다. 이로 인해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초 3.3~3.5% 수준으로 보험료를 또 한 차례 인상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주요 4개(삼성·한화·동양·미래에셋생명) 생보사들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6,44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1.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해 예상되는 사망률을 근거로 보험료를 받은 다음 실제 사망율이 적어서 발생하는 ‘사차이익’이 실적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변액 보증금 대규모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앞으로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압박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보험연구원은 하반기 손해보험을 제외한 보험업황 전반의 부진을 이미 예상한 바 있다.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은 6월 발간한 '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1.8%, 손해보험 업계는 5.2%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의 불황으로 국내 내수시장의 소비심리 하락, 가계경기 위축에 의한 해지율 증가 등을 보험업권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먼저 보고서 1장에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 경기 둔화와 교역감소에 의한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018년부터 세계 교역량은 감소세로 전환 됐다(B구간).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감한 세계 교역량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3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A구간).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보고서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보고서

실제로 2020년 IMF가 분석한 세계 주요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미국 -4.8%, 중국-6.8%, 유로지역 -3.8%, 일본 -3.4%였다. 보고서는 IMF의 세계경제 전망치를 인용하며 당분간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에 방점을 두었다.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국내경제 역시 당분간 세계경제 불황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0년 1월 104.2였던 소비자 심리지수가 4월 70.8로 급격히 악화되고 건설수주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을 예시했다. 향후 소비와 투자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보고서는 국내 주요 기관들이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0.2%로 집계한 것을 근거로 보험산업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라 전망했다.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경기 둔화 △초저금리 △대면채널 영업환경 악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들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20년 3월 0.5%p 이하하고 이어 5월 0.25%p 추가 인하해 기준금리는 0.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단기 국채금리는 대폭 하락한 반면 장기 국채금리는 국채 발행 확대계획을 소폭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환율은 코로나19에 따른 외화 유동성 우려로 3월 1,285원까지 상승했다가 한·미 통화스왑 등으로 1,200원대 초반으로 안정을 되찾았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전망 악화와 도쿄올림픽 연기로 4월 평균 100엔당 1,135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어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의 2020년 하반기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이 1~4월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자료를 인용했다. 향후 환율에 대해선 "코로나19 집중발병 지역들의 봉쇄완화 및 치료제 개발 기대로 하반기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연구원 측은 향후 주식시세에도 변동요인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유동성 공급과 코로나19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5월까지 급상승했지만 하반기에는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관련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중갈등 심화 △유로존 재정위기 △신흥국 외환위기 △백신개발 실패를 들었다.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사진=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전망

보고서는 2020년 보험시장 경영환경의 특성으로 △하반기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 △2020년 경제성장률 0%, 가계경기 위축으로 보험 해지율 증가 △하반기 코스피(KOSPI)는 1,900~2,000 범위에서 등락 △하반기 1.4%수준 국채(10년) 금리 등을 들었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올해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규모는 손해보험 약 88조2,000억원, 생명보험 약 90조9,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퇴직연금을 제외한 보험산업의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은 1.5%, 생명보험은 -1.8%, 손해보험은 5.2%로 추정했다.

생명보험의 부진 요인으로는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와 저축성보험 감소세 지속을 들었다. 보장성보험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와 종신보험 시장정체 등으로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저축성보험은 저금리와 새 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부담 등으로 4.9% 감소가 전망된다. 보고서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저축성 보험은 매출로 집계하지 않아 향후 자본변동성 확대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보험의 경우 원수보험료는 장기 상해・질병보험, 자동차보험, 일반손해보험이 고르게 성장해 전년 대비 5.2% 증가를 전망했다.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장기 상해・질병보험과 장기 운전자보험을 중심으로 4.9% 성장을 예상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약 8.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손해보험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배상책임보험의 성장으로 4.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개인연금은 "성장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7.2% 감소가 전망된다"고 적고 있다.

자료=보험연구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보험연구원,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여러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여러 불확실성의 전개 양상에 따라 경제의 성장 경로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업계 관계자는 7일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국내 보험업권의 특성상 당분간 '버티고 견디는' 시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총평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언제 개발·보급 되느냐에 따라 많은 부분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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