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매매 복마전③] '대기업 진출' 막힌 사이, 수입차만 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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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매매 복마전③] '대기업 진출' 막힌 사이, 수입차만 노났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7.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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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위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 판정
중기부, 중고차업계 눈치보느라 결정 미뤄
"소비자 편익보다 중소기업 이익에 치중"
해외차 법인 대부분 '중고차 인증' 사업 진행
국내 완성차 제조사만 '역차별'
2017년 10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 오토 갤러리에 프리미엄 인증 중고차 전시장 'LEXUS CERTIFIED 양재'를 오픈한 렉서스코리아. 사진=렉서스코리아
2017년 10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 오토 갤러리에 프리미엄 인증 중고차 전시장 'LEXUS CERTIFIED 양재'를 오픈한 렉서스코리아. 사진=렉서스코리아

정부가 중고차 매매업의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 진출이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생계형 적합업종제도는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업종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 계열사는 해당 업종에 5년간 진출이 금지된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경우에는 같은 기간 동안 사업 확장을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매출의 5%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중고차 판매업종에서 대기업 계열은 AJ셀카, 케이카, 오토플러스 등 3곳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되면 우선 이들 기업은 사업을 확대할 수 없다. 다른 대기업의 시장 신규 진출도 차단된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입이 제한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6일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판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동반위는 소규모 중고차 판매업자들이 ‘규모의 영세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중고차 매매업에 등록하려면 660㎡ 이상 자동차 전시시설과 사무실이 필수인데, 이 비용을 감당하는 사업자는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중기부 장관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추천한 날부터 3개월 이내(3개월 연장 가능), 심의위 의결을 반영해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고시해야 한다. 일정대로라면 중기부는 올해 5월 심의위를 열고 판단을 내렸어야 했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우려한 중기부는 최종 판단을 계속 늦추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이 새로 시장에 들어오면, 기존 종사자들이 자리를 잃을 것이란 시각을 갖고 있다.

정부가 결정을 머뭇거리는 사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볼보, 포르쉐 등 수입차 브랜드는 판매법인 대부분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 판매법인은 중고차 인증프로그램 운용, 할부사업 등에 진출해 시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3개사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2016년 1만3401대에서 2017년 2만3168대로 1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소비자들의 반발도 중기부에겐 부담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 설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중고차 시장을 불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참여자들은 그 이유로 ‘차량 상태 불신’, '허위·미끼 매물 다수' 등을 꼽았다.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도 절반에 달했다. AJ셀카, 케이카, 오토플러스 등은 판매하는 차량의 성능점검기록부, 보험이력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 가운데는 이들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다. 점유율과 인지도 면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엔카의 경우도 성능점검기록부나 보험이력 공개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들 자료는 해당 중고차의 사고 유무와 차량 상태를 판별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의 신규 진출을 막아버리면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이나 안전을 고려하기보다 중소기업의 이익에 치중한 제도"라며 "중고차 사업이 소비자 안전과도 직결돼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대기업의 진출이 허용되면 허위매물 등의 문제는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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