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겹친 롯데하이마트, 2분기 '방긋'... "단기실적 그칠수도"
상태바
호재 겹친 롯데하이마트, 2분기 '방긋'... "단기실적 그칠수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7.02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어컨·PC·정부 정책, 3박자 겹호재로 실적↑
기저효과와 코로나19에 따른 단발적 반등 시선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코로나 특수와 이른 무더위 등으로 올해 2분기 실적 반등을 이룰 전망이다. 무려 8분기만에 성장이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점포 정리 등에 따른 단발적 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액은 지난 4개 분기 역신장에서 벗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업이익도 지난 7개 분기 큰 폭의 감익 추세에서 벗어나 소폭 감익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며 "6월 남은 기간 동안 시즌제품인 에어컨 판매 실적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 증익도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롯데그룹 편입 후 첫 적자를 냈다. 또한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9.6% 감소한 195억원을 기록했다. 7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2년간 꾸준히 실적이 악화돼 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2075억원에서 2018년 1865억원, 지난해 1099억원으로 감소했다. 2017년 1484억원을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99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1분기 실적도 매출 9253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8%, 19.7%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연말 실적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폐업 또는 통폐합을 단행했다. 올해 2분기에만 12개 점포를 줄였으며, 올해 연말 점포 수는 15개 감소된 447개로 운영될 전망이다. 또한 올해 3월 창사이래 20년만에 첫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했다. 마련된 재원은 '메가 스토어' 확대, 온라인 사업 강화 등에 투자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2분기 호실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실적 호조 이유로 이른 무더위와 온라인수업, 재택근무로 인한 PC수요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빠른 구조조정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 전망은 코로나19 덕분이다. 1분기엔 악재였지만 2분기는 호재로 작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전국 학교의 온라인 수업 확대와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PC판매가 늘었다. 이 시기 롯데하이마트의 PC 판매고는 대폭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 PC 매출은 4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80% 성장한 데 이어 5월에도 30%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져 전년대비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집콕족이 늘면서 프리미엄 TV판매량도 전년 대비 20%나 증가했다. 

또한 올해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매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롯데하이마트가 판매한 에어컨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0% 증가했다. 설치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에 7~8월 성장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정부의 '으뜸효율 가전제품 비용 환급사업' 확대 호재도 겹쳤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비용 환급사업은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비용의 10%(한도 1인당 30만원)를 환급해주는 사업이다. 국회서 3차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될 경우 사업 규모는 1500억원에서 4500억원으로 3배 확대된다. 환급이 가능한 제품은 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기·에어컨·청소기·공기청정기·TV·전기밥솥·제습기·냉온수기 총 10종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주력제품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10%환급 기준 최대 3조원 규모의 가선 산업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의 호재를 3, 4분기까지 이어갈지는 미지수란 시선도 있다.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은 지난해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부진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PC판매량은 입학·졸업 시즌이 대목인데 올해 모두 취소되면서 2월 판매량이 줄었다. 이후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3~4월에 판매가 집중됐다. 단순히 전년 동기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에어컨도 지난해 덥지 않은 여름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대폭 줄었지만 올해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소비가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올해 2분기 호실적을 이끄는 PC, 에어컨의 매출 모두 단발적 상황에 의한 것으로 이를 장기적인 부진 탈출로 보긴 어렵단 얘기다.

더불어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23개 매장을 폐점할 예정이다. 매장 감소는 총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잠시 코로나19 특수를 누렸지만 여전히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선호하지 않고 있어, 타격은 불가피하다.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호실적이 단기 실적으로 그칠 수 있다는 이유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