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은행, 실탄 비축하라" 금융위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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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은행, 실탄 비축하라" 금융위 특명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7.0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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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예상보다 위기 클 것으로 전망
시중은행, 수익성·리스크 관리에 사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 제공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주문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제 혈맥(血脈)으로 꼽히는 은행권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은행권은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손병두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IMF가 세계경제전망치를 4월에 이어 한 번 더 하향한 것은 봉쇄조치 장기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와 예상보다 큰 경기위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팬더믹 제어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금융지원 방안의 연장 여부와 정상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 금융사 규제 유연화 조치의 경우 대부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이들 조치들에 대한 운영기간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기한 연장 여부, 정상화 방안에 대해 금융사들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금융권 전체의 대출·보증은 170만3,000건에 146조1,000억원이 공급됐다. 정책금융기관이 76조원, 시중은행이 69조2,0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금융당국의 지원요청을 거부하기 힘든 시중은행들은 갈수록 커지는 부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이어진 하반기 설문조사에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리더들은 수익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경제가 위축되면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기 어려워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말 기준 국내은행 연체율은 0.40%로 전월 대비 0.01%p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시중은행들은 하반기부터 코로나 여파에 따른 여신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수익 관련 지표의 수정도 불가피하다.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경기침체와 초저금리에 저마진 상황이 계속되면서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비대면 중심의 고객 접점 확장,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우량자산 증대, 비이자 사업 기반 확대 등의 과제를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자본적정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를 이겨낼 돌파구로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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