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변화, 따라올 곳 없다"... 묘수 된 '非유통인' 강희석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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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변화, 따라올 곳 없다"... 묘수 된 '非유통인' 강희석 발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6.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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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광폭행보 강희석, 주목받는 이유는?
과감한 점포·사업 정리... 신규 투자 실탄 확보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가장 빠른 변화, 업계 주목
(좌)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좌)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11월 신세계그룹 연말인사에서 신임 이마트 대표로 발탁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는 유통 경영인 출신이 아니란 세간의 우려를 깨고 과감한 체질개선과 온라인 강화로 코로나 시국에서도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마트는 2분기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로 인해 부진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반등 전망이 우세적이다. 이는 강 대표 발탁이 옳았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1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사를 발표했다. 이마트가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기존 이갑수 대표가 아닌 새로운 대표 발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적이었다. 보수적인 유통업계는 부사장급이나 타 유통기업 CEO출신을 예상했지만 신세계그룹은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신임했다. 유통 순혈주의에 반하는 파격인사였다.

◇구원투수 역할 '톡톡'... 빠르고 과감한 혁신

삐에로 쑈핑 내부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삐에로 쑈핑 내부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강 대표는 취임하고 한달 여만에 본격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실적이 부진한 사업과 점포를 과감히 정리했다. 삐에로 쑈핑, 부츠 등을 철수시키고, 일렉트로마트, 트레이더스 등 실적이 좋은 전문점에 집중했다. 또한 일부 점포를 정리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마트 마곡지부 매각을 통해 8000억원을 확보해 재무건전성과 온라인 사업 재원을 마련했다.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대폭 강화했다. 온라인에 밀리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위기를 대형마트의 본업에서 찾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1월 기존 이마트 점포의 30%이상을 신선식품 등 식음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이마트 전체 점포 140여 곳 중 42곳 이상의 점포가 재단장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늘리고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식품본부 안에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 신선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높였다. 강 대표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재단장하기 위해 올해 2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워뒀다. 

또한 매장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고객관점의 이마트'를 목표로 고객 지향적 상품과 가격을 제공하고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잡았다. 

강 대표는 2014년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온라인이 발달해도 체험가능한 오프라인 매장 구비해 옴니채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한바 있다.

이런 강 대표의 의지는 최근 리뉴얼한 월계 이마트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희석의 첫 작품'으로 불리는 이마트 월계점은 10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문을 열었다.

이마트 월계점은 이마트 30%, 테넌트 70% 비중의 복합쇼핑몰 '이마트 타운'으로 탈바꿈했다. 그로서리 매장을 기존 1100평에서 1200평으로 확대했고, 비식품 매장은 3600평에서 500평으로 대폭 줄였다. 반면, 테넌트 매장(임차 매장)은 기존 1100평에서 4100평으로 키웠다. 

이로써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THE TOWN MALL'의 신설로 복합쇼핑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이마트가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 보수 유통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과감하고 빠른 혁신이 현재 트렌드와 잘 맞아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속 '흑자'... 하반기로 모이는 '눈길'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 결정한 이마트 성수점. 사진= 이기륭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 결정한 이마트 성수점. 사진= 이기륭 기자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5조2109억원이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1분기에만 30여차례 휴점을 했음에도 이룬 성과다. 타 대형마트들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과 비교했을때 강 대표의 경영능력이 더욱 빛났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21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6% 늘었다. 기존 전망치인 4조9094억원을 훌쩍 넘는 실적이다. 이는 2011년 분할 이후 분기별 최대 매출 기록이다. 더불어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펫, PK마켓 등 전문점 사업도 1분기 매출액은 2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182억원으로 개선됐다. 특히 노브랜드가 흑자 25억원을 달성해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 반등의 1등 수훈은 SSG닷컴이다. SSG닷컴은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소비 대세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SSG닷컴의 1분기 매출은 9170억원, 영업손실 1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0%늘었고, 영업손실폭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대로 낮아졌다. 

SSG닷컴의 성장은 이마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신선식품 등 식료품 구매가 급증하며, 이마트로 연계된 식료품 매출 증가에 도움을 줬다.

이마트는 1분기 깜짝 반등을 이뤘지만 2분기는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되면서 잠시 부진을 겪고 있다. 증권가는 이마트 2분기 실적 성장률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2분기 이후 하반기에는 점포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재난지원금 사용기간이 지나 다시 대형마트로 고객들이 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강 대표가 취임 후 눈부신 업적을 쌓고 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란 지적이다. 올해 1분기 이마트는 적자를 면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4.8% 감소했다. 또 이마트 외 호텔, 스타필드, 신세계푸드 등의 부진도 챙겨야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올해 연결 기준 순매출액 전망을 전년보다 10.3%올린 21조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별도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4.3% 증가한 15조31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수립했다.

업계는 부진한 업황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강 대표는 차근차근 준비중이다. 마곡 부지 처분으로 실탄을 확보했고, 부실점포와 사업 정리로 재무건전성도 확보했다. SSG닷컴을 필두로 온라인 점유율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는 옴니채널이 요구되고, 온오프라인의 융복합이 강조된다"며 "보수적이고, 무거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화는 트렌드를 쫓아가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이마트의 행보는 오프라인 중에 가장 빠르다"며 "강희석號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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