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의 불편한 진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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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수수료의 불편한 진실③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5.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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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주머니 털기’ 경쟁 벌이는 카드사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 성인 남녀라면 개인 신용에 별 이상이 없는 한 누구나 지갑 속에 신용카드 한 두 장씩은 가지고 다닌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신용카드를 서너장씩은 가지고 다녔었지만 요즘은 카드사에서 전월의 이용실적과 연계해 소비자 혜택을 제공하는 추세이다 보니 소비자들도 자신의 경제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골라 한 두 장만 집중해서 사용하게 된다.

은행겸영 카드사 포함 20여개의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지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은 각종 할인(주유, 놀이공원 등)이나 무이자 할부, 신용카드 포인트 등의 소비자 혜택으로 나타난다.

소비자에게 퍼주기 경쟁을 하는 셈이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무한 혜택을 누리는 소비자로서는 나쁘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지만 과소비의 주원인이 되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카드사들의 주된 수익원은 신용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업무에서 생기는 이자수입이 대부분이다.

‘A’카드사의 한 임원은 ‘2004년 카드 대란’ 이전에는 대출업무에서 생기는 수익마져 과당 경쟁을 하는 재원으로 사용을 했지만 카드대란 이후부터는 신용판매 수익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율이 카드 대란 이전에 비해 많이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혜택은 카드대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우리 국민들의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높아져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카드회사들은 지난 2015년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6,000~7,000억 원의 수수료 손질이 줄어 들 것이라며 우는 소리를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은 전년도보다 오히려 3,573억 원이 늘어났다.

7개 카드사의 2014년 대비 2015년 카드 수수료 증가치인 4,756억 원과 비교해도 그리 적지 않은 금액이다.

신용카드 시장은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구조가 형성되어 버렸다.

카드사들이 전월 이용실적과 연계해서 소비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자독식의 구조가 형성되면서 카드사들은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치킨게임에 빠져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카드사들은 불행하게도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는 ‘비합리의 합리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멈출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치킨게임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가맹점들이다.

카드사들은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더 많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비용부담은 가맹점주들에게 최대한 전가시킨다.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여신전문 금융업법 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모든 가맹점들을 카드사의 노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해 가을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 발표한 포인트 가맹점의 문제는 카드사들이 가맹점을 더 많이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일반 가맹점 수수료에 추가로 포인트 가맹점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인데 가맹점 매출액의 최대 5%까지 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1,3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해 갔다.

물론 포인트 가맹점 운용방식도 대부업자의 약탈행위 못지않아 금감원이 나서서 제도 운용에 대한 대폭적인 수술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 지갑 속에 남는 단 한 장의 카드가 되기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주머니털기’ 경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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