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이재용, 경영플랜 올스톱... 財界 "심의위, 전향적 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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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이재용, 경영플랜 올스톱... 財界 "심의위, 전향적 결정을"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6.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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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7년째 생일마다 고초
검찰 '장기 수사'에 삼성 경영 정상화도 요원
검찰 3.6년 수사 불구, 뚜렷한 혐의점 못찾아
26일 개최 검찰수사심의위 의결에 '촉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만 52세 생일을 앞두고 있지만, ‘사법리스크’로 인해 마음 편히 축하 분위기를 낼 수 없을 전망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 이후, 7년간 괴로운 생일을 보내고 있는 이 부회장은 수사심의위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올해 생일도 조촐하게 보낼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생일에 재판 관련 준비와 함께, 경영 현안을 챙기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부친인 이 회장을 병문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이 부회장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 관련 대국민사과를 했고, 2016년에는 ‘최순실 사건’에 연루되며 고초를 겪었다. 2017년에는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생일을 맞이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사법리스크’가 이 부회장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생일 사흘 뒤인 26일 열리는 검찰수사심의위 의결에 따라, 이 부회장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 등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까지 겹치면서 삼성은 전례 없는 위기와 마주했다. 위기의식은 최근 이 부회장이 연일 나서고 있는 현장경영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이 부회장은 15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및 제품(SET부문) 사장단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19일에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말한 ‘위기론’은 빈말이 아니다.

IT업계는 한 박자 빠른 판단이 기업의 향후 10년을 좌우한다. ‘경영공백’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직면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옥고를 치른 약 1년 동안 삼성의 M&A(인수합병)과 대규모 R&D 투자는 모두 ‘올스톱’ 됐다. 임직원들의 피로도 극심하다는 것이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삼성은 박영수 특검때부터 3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사를 받으면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가 '일상'이 됐다. 같은 기간 동안 압색은 무려 50여회, 전현직 임직원 소환조사는 110명을 상대로 430차례 넘게 이뤄졌다. 중장기 비전 설정은 고사하고 평상시 업무 수행도 버거운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와 OLED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미국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과 극명히 대비된다.  

검찰 기소가 현실화된다면 이 부회장은 속행 중인 뇌물 등 혐의 파기심과는 별개로 적어도 2~3년 동안 다시 법정을 오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집중심리가 이뤄질 경우,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이 매주 2~3회 법정에 불려나갈 수도 있는 만큼, 심각한 경영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3년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수십 차례 압수수색을 하고, 수 백회 소환조사를 했는데도 영장이 기각됐다는 건 적어도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불기소 처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계의 활력을 위해서라도 전향적인 결정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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