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도발엔 끄떡않는 코스피... "北리스크, 낙관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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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도발엔 끄떡않는 코스피... "北리스크, 낙관론 우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6.2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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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北 연락사무소 폭파 영향 제한적"
누적된 북한發 악재 학습효과, 경제지표 악화 완충
S&P "추가도발로 대외지표 약화 초래 땐 하향조정 가능성"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북한은 개성공단·금강산·최전방 GP(감시초소) 군대 재주둔, 서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포 사격 재개 방침을 발표했다.

대북 리스크에 따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발생 가능성이 심화되고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면서 군사적 충돌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당국은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폭파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소폭 약세를 보였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와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등 영향은 미미했다고 판단했다.

그 동안 누적된 대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북한의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직전 거래일보다 3.00p 오른 2141.05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70원 오른 달러당 121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세를 보였지만 남북 긴장과의 인과관계를 뚜렷이 찾기는 어려웠다는 평가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경우 한 때 소폭 상승했지만(29bp) 다시 전일 수준(27bp)으로 원상회복했다. CDS 프리미엄이란,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거래하는 금융파생상품을 의미한다. 부도위험이 커지면 수치는 올라간다. 지난 5월 평균 외평채 CDS는 32bp였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대북 리스크에 따라 향후 한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이 레드라인에 근접하는 행동이 현실화될수록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4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하며 잠재 위협 요인으로 북한 리스크를 강조했다. 

S&P는 "북한의 잠재적 안보 위협은 한국의 제도 기반에 대한 평가에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북한 관련 지정학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과의 긴장이 한국 경제와 재정, 대외지표 약화를 초래할 정도로 고조된다면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Moody's Corporation)는 지난 5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안정적)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북한과 평화 정착을 위한 진전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Fitch)도 지난 2월 국가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예측했다. 피치는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과 인구 고령화·생산성 하락으로 인한 중기 구조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신용평가기관들은 북한 리스크가 한국 경제 기반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심화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국가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 현 시점에서는 향후 국가 신용등급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향후 북한 리스크의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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