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만 기다렸는데 또?"... 대형마트, 2차 재난지원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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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만 기다렸는데 또?"... 대형마트, 2차 재난지원금 공포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6.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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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처 제외' 이중고로 실적 추락... 2차 지급 논의에 시름 가득
마트 안 전경. 사진=시장경제신문DB
마트 안 전경. 사진=시장경제신문DB

대형마트들이 최근 정치권과 여론에서 2차 재난지원금 논란이 불거지자 남몰래 한숨을 쉬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의 이중고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데 장기화되면 사실상 올해 전체 실적 추락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거대여당을 중심으로 2차 재난지원금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여론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 지사는 지난달 25일 "코로나는 조기 종식되지 않을 것이고, 경제는 상당 기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최소한 두세 번 더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달 29일 전 국민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 위해 10조3685억원의 예산을 3차 추경안에 포함해달라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이달 2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달 4일 정부의 3차 추경안에 2차 재난지원금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추경에 가장 먼저 편성돼야 할 것은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1.1%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여론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지사 제안대로 1인당 2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5178만명에게 지급하려면 10조356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규모가 12조20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현실화되면 3차 추경은 총 22조556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달 1일 2차 재난지원금과 4차 추경 집행에 대해 "재정당국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추가적인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5월 13일~6월 14일 기간 동안 대형마트의 매출은 평균 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축산과 주류 매출이 각각 8.0%, 7.9% 역신장하며 전체 7.9% 감소를 기록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축산·과일·채소 등 주력 매출 부문의 소비자가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 전통시장 등으로 쏠리며 매출 역신장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대형마트와 비슷한 처지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GS더프레시, 하나로마트 등은 양곡, 채소, 와인 등 카테고리별 매출이 최대 40% 이상 오른 반면,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롯데마트는 매출이 20%가량 줄었다.

대형마트들은 재난지원금 기간 조금이라도 반등하기 위해 총 130억원 규모의 '쇼핑지원금' 행사까지 펼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 소진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어 당장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게 하기 힘들다"며 "재난지원금이 소진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들도 2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기준 전국 3사 대형마트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 임대매장 9844곳 중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은 2695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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