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업계, '계란이력제' 놓고 분통... "전형적인 탁상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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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업계, '계란이력제' 놓고 분통... "전형적인 탁상 행정"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6.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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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규제, 과도한 행정부담, 소규모 농가·상인 도태 우려
"농림부와 식약처 통합시스템 구축으로 제도 개선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사)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 (사)대한양계협회, (사)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등 계란 관련 단체들이 오는 23일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계란이력제’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력제가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제도들과 중복돼 실효성이 없고,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개정된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란이력제’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1일부터는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계란 관련단체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축해 분할판매되는 소·돼지 등 타축종과 달리, 산란과 동시에 섭취가 가능한데다 동시에 낱개로 유통되지 않는 계란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들 단체는 이력제 규제강행 시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계란에 대한 이력제는 우선 기존 ‘난각(계란껍데기) 산란일자 표시제’와 중복규제로, 이미 소비자가 필요한 모든 정보가 포장지 표시사항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에서 유일한 ‘난각 산란일자 표시제’를 도입했다. 계란 껍데기에 산란일자 뿐만 아니라 생산된 농장번호인 생산자 고유번호와 사육환경번호까지 기재하는 제도다. 

따라서 계란 생산자 단체들은 이력제가 ▲소비자 정보제공 ▲부적합 계란의 회수 폐기라는 법 시행 본연의 목적은 상실한 채 계란 업계에 부담만을 가중 시킬 뿐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과도한 행정업무 부담’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계란 유통업체들의 경우, 복수의 농장과 거래할 시 농장별로 산란일자가 다르고 거래처별로도 다른 이력번호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수십개의 이력번호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기존의 2배 이상 인력과 비용이 부담되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가격인상으로 전가될 것이란 우려다. 

더욱이 ‘계란이력제’를 현행대로 강행할 경우, 산란계 농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물론 일정규모 이하의 농가의 도태를 야기 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별포장업장’에서 작업효율성 등을 이유로 소규모 산란계 농가의 계란 매입을 후순위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난각표시 10자리와 포장지에 표시된 12자리이력번호에 대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포장지의 경우, 구입 이후 가정 내 냉장고 보관을 위해 바로 버려지기 때문에 추후 이력번호를 확인, 회수·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계란 관련단체들은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계란에 대한 올바른 추적정보를 제공하고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농장별· 산란일자별·거래처별로 발급되는 이력번호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며 “현장에서 제도에 대응할 여력 자체가 없는 만큼 ‘계란이력제’는 철회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관련 정부부처(농식품부, 식약처)들이 협업해 현재 관리방식인 ▲난각 산란일자 표시 10자리 ▲거래명세서 ▲식용란거래·폐기내역서 ▲식용란선별포장의뢰서 ▲식용란선별포장처리대장 등을 적극 활용해 통합시스템을 구축·적용한다면 업계의 부담을 완화시킴과 동시에 국민 먹거리 안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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