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냉동실에 쌓인다... 공급과잉에 육계업계 '줄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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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냉동실에 쌓인다... 공급과잉에 육계업계 '줄적자'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6.1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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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냉동비축 119.5% 증가
소비량 적은데, 사육마릿수 과잉
하림·마니커 등 매출 적자 이어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닭고기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닭고기 냉동 비축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닭고기 가격이 하락하면서 육계 업체들이 줄적자를 기록했다. 공급과잉이 원인인데, 하반기도 육용 종계 입식 증가로 과잉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닭고기 냉동 비축량은 1616만 마리에 달한다. 전년도 736만 마리보다 119.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또한 5월 평균 위탁 생계가격(업체에 소속된 농가의 납품가격)은 1㎏당 133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394원보다 4.5% 낮다. 통상 업계에선 생닭 가격이 1500원 이상이 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계 소매 가격도 2월 이후 줄하락세다. 마트 등에 유통되는 생계 가격은 ㎏당 827원으로, 육계 생산원가(1㎏당 1217원)보다 무려 32%나 낮다.

한국육계협회는 "닭고기 가격이 하락세인 이유는 사육 마릿수 증가와 생산성 향상으로 공급은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소비는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월 기준 육계 사육 마릿수는 1억77만 마리로 전년보다 4% 늘었다. 평균 육계 사육 마릿수 역시 약 9800만 마리로 전년 약 9300만 마리보다 5%가량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로 닭고기 소비는 부진한 상태다. 집콕족이 늘면서 치킨 배달 수요가 증가했지만, 전체 물량의 30~40%밖에 되지 않아 닭고기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코로나19로 외식 불황과 B2B 수요감소, 급식 감소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 주요 육계 업체들이 줄줄이 영업적자를 보였다. 마니커는 올 1분기 매출이 30% 넘게 하락했고 영업적자는 109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은 지난 1분기 매출이 18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7%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73억원이다. 체리부로도 매출액은 1% 늘었지만 적자 86억원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닭고기 공급과잉이 올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육용 종계 입식 증가로 도계 마릿수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닭고기 성수기인 여름철에도 육계값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농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육계 사육 마릿수는 육용종계 입식증가로 인해 지난해보다 2.4% 많은 1억43만 마리로 예상했으며, 도계 마릿수도 지난해보다 2.8% 많은 10억9000만 마리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복철이 다가오니 병아리 생산량은 당분간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라며 "온라인 프로모션 등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수급조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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