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늘고 이익 쪼그라든 삼성화재... 4대 손보사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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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늘고 이익 쪼그라든 삼성화재... 4대 손보사 비교해보니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6.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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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주요 손보사 중 삼성만 당기순이익 감소
삼성화재 측 "최근 화학공장 대형 사고로 일시 악화된 것"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실적악화가 심상치 않다. 주요 4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고 부채와 RBC비율까지 악화됐다. 2018년 4분기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반토막이 났다. 

DB손해보험, 메리츠손해보험, 현대해상은 채권매각으로 일부 실적은 방어했으나 적정성 지표들의 악화를 막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에 서둘러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의 총자산 항목에선 삼성화재가 84조6,932억원으로 2위 현대해상의 46조6,419억원을 약 40조원 앞서고 있다. 이어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손해보험 순으로 자산 20조원대 손보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1분기 당기순이익 항목에선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손해보험, 현대해상이 각각 1,640억원, 1,375억원, 1,075억원, 8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화재만 600억원이 감소되고 나머지 3사는 당기순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당기순이익이 개선된 것은 영업실적이 향상된 것보단 채권매각을 통한 '실적방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공개한 '2020년 1분기 보험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생보사와 손보사는 올해 1분기 1조5,000억원의 금융자산을 처분해 10조2,00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냈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주요 손보사들의 부채는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34조원이던 부채가 38조원으로 늘었다. 삼성화재의 부채는 같은 시기 약 66조원에서 71조원으로 증가됐다. 

주요 손보사들의 부채 증가는 그 자체로 보험사의 상환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2023년에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됐을 때 자본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므로 결산시점의 금리에 따라 부채가 커질 수 있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RBC비율 항목에서도 삼성화재의 실적악화가 이어졌다. 삼성화재는 2018년 12월 333.8%에서 2020년 3월 296.88%로 4개 손보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시기 현대해상은 218.78%에서 214.79%로 감소했고 유일하게 DB손해보험만 216.25%에서 218.08%로 개선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에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의 BIS비율처럼 손보사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금융당국은 RBC비율의 적정선을 150%로 권고하고 있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지난해 12월 총자산순수익률(ROA) 항목에선 삼성화재를 포함해 4개 손보사가 모두 전년 동기대비 악화됐다. 삼성화재는 2018년 12월 1.37%에서 2019년 12월 0.75%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DB손해보험은 1.33%에서 0.89%, 메리츠손해보험은 1.32%에서 1.25%로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수치는 각각 0.99%에서 1.41%, 0.7%에서 0.87%로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는 1.16%에서 0.88%로 감소됐다. ROA 수치가 감소한 것은 손보사의 수익성과 자본 운용의 효율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2018년 12월에서 2019년 12월 사이 삼성화재의 영업이익률은 4.59%에서 2.3%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시기 DB손해보험은 3.6%에서 2.21%, 현대해상은 2.31%에서 1.5%로 감소됐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지난달 23일 보험연구원의 ‘2020년 수입보험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손해보험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2017년 5조4,000억원, 2018년 4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은 3조1,000억원으로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 영업이익의 급감은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역대급 적자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실손보험은 2조4,300억원의 적자를 냈고 자동차보험은 1조6,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자는 지난해 손해율 급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손보 122.8%,  한화손보 106.5%를 포함 5개 주요 손보사의 손해율이 100%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줄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올해 5월 평균 85%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배상책임 의무보험 증가 등 제도적 요인으로 올해 손보업계가 전년 대비 5.2% 증가한 88조2천억원의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연구원의 '2020년 수입보험료 전망보고서'. 사진=양일국 기자
보험연구원의 '2020년 수입보험료 전망보고서'. 사진=양일국 기자

업계 관계자는 16일 보험연구원의 전망과 관련해 "손보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 없이 일시적인 제도적 요인만으로 업황이 개선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실적부진과 관련해 "수백억원 대의 대형 사고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 요인들을 제외하면 전반적 상황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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