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소 충전, 드론 배송까지... GS칼텍스의 '주유소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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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 충전, 드론 배송까지... GS칼텍스의 '주유소 혁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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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포화... 신재생 에너지로 사업 역량 확대
연말까지 전기차 급속충전기 40기 추가 설치
기름보다 마진 적지만 미래차 시장 대비 차원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왼쪽은 수소충전소, 가운데는 셀프주유소, 오른쪽은 LPG충전소. 사진=GS칼텍스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왼쪽은 수소충전소, 가운데는 셀프주유소, 오른쪽은 LPG충전소.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가 주유소를 중심으로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기존 사업구조만으론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주유소는 1만1000여곳으로 최근 주유소 시장은 과포화 상태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기업 직영 주유소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등 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기름을 파는 것보다 세차로 버는 돈이 많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정유업계와 주유소 자영업자가 생존 차원에서 마련한 자구책이 바로 '복합주유소'다. 주유소를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먼저 뛰어든 업체는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미래 모빌리티(운송수단)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택배서비스 ‘홈픽’을 내놓은데 이어 고객이 주유소에 설치된 스마트 부관함에서 중고 물품 거래, 세탁물품 보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큐부’도 선보였다.

홈픽은 주유소를 중간물류센터로 삼아 택배운송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서비스다. 주유소를 거점으로 해 1시간 이내 저렴한 가격(단일 가격 5,500원)으로 개인 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큐부는 '큐브(스마트 보관함)야 부탁해'의 줄임말이다. 고객이 주유소 내에 설치된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보관, 중고물품 거래, 세탁, 물품 보관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만 해도 휘발유와 경유, LPG(액화석유가스)는 물론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복합주유소인 'H강동 수소충전소' 영업을 시작했고, 택배 및 드론 배송 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주유소 사업이 과포화 상태인 가운데 전기·수소차 판매 비중이 늘자 ‘복합주유소’(융복합에너지 스테이션)를 미래 수익 모델로 점찍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석유 중심 판매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사업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업 확장이 허세홍 사장이 강조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LG전자와 함께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을 추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GS칼텍스는 LG전자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환경 변화에 맞춰 기존 주유소 공간을 재해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정비·세차 서비스에 추가로 전기차 충전, 전기차 공유, 전기차 경정비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키로 했다.

GS칼텍스는 전기차 운전자의 편리한 충전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 전국 37개 주유소와 LPG충전소에 41기의 100kw 급속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GS칼텍스는 올해 말까지 전국에 40기의 급속충전기를 추가 설치하고 향후 전기차 보급속도에 맞춰 지속적으로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GS칼텍스의 주유소 유통망을 거점삼아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GS칼텍스 뿐만 아니라 타 정유사들도 수소·전기 등 대체 연료까지 한 곳에서 채울 수 있는 '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등 도심에 수소충전소가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GS칼텍스와 현대자동차가 손잡고 문을 연 'H강동 수소충전소'에는 문을 연 첫날에만 50여대의 차량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충전소가 문을 열기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도 미래 먹거리를 찾아 배송 서비스 등 공간의 장점을 살린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며 “전기·수소는 기름보다 저렴해 마진이 적어 당장 큰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미래차 시장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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