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전북·광주은행만 여성임원 無... '유리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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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 전북·광주은행만 여성임원 無... '유리천장' 논란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6.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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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남·부산·제주 여성 임원 1명씩
지방은행 중 전북·광주은행만 여성 임원 없어
JB금융 관계자 "공정한 기준에 따라 임원 선출"

올해 1분기 6개 지방은행 중 JB금융지주 소속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여성 임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집계한 '2019년 유리천장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100점 만점에서 20점 수준으로 OECD 국가군 최하위였다. 이러한 추세는 은행 업계에서 두드러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은행권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5.14%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심한 편이었다. 금융경제연구소의 2019년 보고서 '은행권 유리천장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지방은행 가운데 대구·전북·제주·광주 은행이 여성 임원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취재진이 6개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공시자료를 검토한 결과 JB금융지주 소속 전북·광주 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각각 1명의 여성임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제주은행이 7.69%로 가장 높았고 경남은행이 4.55%로 뒤를 이었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13명, 22명의 임원 가운데 1명의 여성임원을 두고 있다. 

그래프=시장경제DB
그래프=시장경제신문

4개 은행의 여성 임원 가운데 유일하게 제주은행만이 등기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등기임원은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며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미등기 임원에게는 이사회 의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여성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DGB대구은행이 13.43년으로 가장 길었고 경남은행이 12년, 전북은행이 11.6년 순이었다. 광주은행은 12.3년으로 가장 짧았다. 남성의 경우 대구은행이 17.1년으로 가장 길었고 전북은행이 12.8년으로 가장 짧았다. 6개 지방은행 모두 남성의 평균 근속이 여성에 비해 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1분기 3개월간 지급된 평균 급여를 바탕으로 추정한 올해 연봉은 부산은행이 남녀 각각 1억2,800만원, 8천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남녀 격차가 가장 큰 제주은행은 각각 1억원, 6,400만원이었다. 6개 지방은행의 남성 평균 연봉은 1억600만원이었고 여성평균은 6,800만원으로 약 3,8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은 기간제를 제외하고 직원 중 여성비율이 남성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은행은 남녀성비가 각각 56.8%, 36.8%로 여성비율이 가장 작았다.      

그래프=시장경제신문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여성임원 비율이 적은 요인으로 출산과 육아로 장기근속이 어려운 점을 들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장이지만 현실적으로 결혼과 출산으로 남성들에 비해 장기근속이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성들의 근속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위직 진출에 불이익을 준다는 이른바 '유리천장' 논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금융경제연구소의 현은주 연구위원은 2019년 보고서에서 "최고 관리직에 도달할때까지 노동시장에 머무는 여성 근로자의 수가 적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임원 승진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빅 이벤트'인데 여성에게만 부당한 기준을 계속 적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업계의 부조리라기 보다 여성들 스스로 선택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산하 전북·광주은행에 여성임원이 없는 것에 대해 "임원 선정과 관련해 성별 구분이나 성별에 따른 제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여성 임명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고객과 임직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임원 선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산하에 경남·부산은행을 두고 있는 BNK금융 관계자는 "시대 변화에 맞춰 향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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