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조적 재정수지 1.3%p 하락... 악화속도 OECD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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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조적 재정수지 1.3%p 하락... 악화속도 OECD 2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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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 흑자지만 1년새 급격히 하락
하락폭 2.21%p 그리스 이어 두번째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시장경제신문DB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시장경제신문DB

우리나라의 ‘구조적 재정수지’가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표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재정수지는 경기 상황에 따른 변화를 빼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나라살림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는 잠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86% 흑자로 추정된다.

구조적 재정수지란 일반정부 재정수지에서 경기 변동에 따른 정부 수입·지출 변화를 제거한 지표다. 올해 이 지표가 플러스라는 것은 세입·세출 구조만 놓고 보면 정부가 소폭 흑자를 내는 수준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는 2007년 2.35% 흑자에서 2008년 0.84% 흑자로 줄어들었다. 2009년에는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크게 늘려 0.57% 적자를 냈다가 2010년에는 0.12% 흑자로 올라섰다. 이후 정부의 재정 건전성 관리 덕에 2018년에는 흑자가 3.37%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2.14% 흑자로 낮아지더니 올해에는 작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한 0.86% 흑자를 기록했다.

구조적 재정수지 자체는 해외 기축통화국보다 양호한 편이다. 미국은 이 지표가 6.54% 적자다. 법인세는 깎아주고 건강·의료 분야 정부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일본도 3.44% 적자다. 독일은 잠재 GDP 대비 0.36% 흑자로 선진국 중에서는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의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올해 한국의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는 한 해 전보다 1.28%포인트 나빠졌는데 이보다 더 빠르게 악화한 곳은 그리스(2.21%포인트)뿐이다.

그리스는 2009년 구조적 재정수지가 17.47%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재정상태를 보였다.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해 2016년 구조적 재정수지를 잠재 GDP 대비 7.36% 흑자로 끌어올리는 등 긴축재정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 경제위기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재정이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구조적 재정수지 지표가 나빠졌다는 것은 정부가 기초연금 등 재량적인 지출을 늘렸다는 의미"라며 "외국보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지표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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