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인도 가스사고는 人災... 낡은 화학물질 탱크 몇주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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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인도 가스사고는 人災... 낡은 화학물질 탱크 몇주간 방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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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환경재판소 조사위원회' 조사보고서 발표
"스티렌 등 가스저장 탱크 노후화, 온도 센서 결함"
신학철 부회장 "안전 미확보시 사업 철수"... 인도공장 폐쇄 여부 주목
지난달 인도 남부의 LG화학 관련 공장에서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입원했다. 사진=The Hindu 뉴스화면 캡처
지난달 인도 남부의 LG화학 관련 공장에서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입원했다. 사진=The Hindu 뉴스화면 캡처

지난달 발생한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 가스 누출 사고는 화학물질 탱크 관리 소홀 등 '인재(人災)'가 원인이라는 인도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인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환경재판소로부터 위임을 받은 조사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이 폐쇄되면서 몇 주 동안 방치돼 있던 화학물질 탱크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스누출이 발생한 탱크가 낡은 데다, 온도 센서에 결함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 가스누출 사고를 조사한 인도 국가녹색재판소(NGT)도 "스티렌모노머 저장탱크 온도를 조절하는 억제제가 부족해 격납작업에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은 1961년에 가연성 액체인 스티렌 폴리머를 제조하기 위해 설립됐다. 스티렌 폴리머는 냉장고, 에어컨, 식품 용기 및 일회용 식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들어가는 다목적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스티렌은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탱크에 20℃ 이하 온도에서 저장해야 한다. 온도가 상승하면 언제든 유출 위험이 있어 온도를 정기적인 모니터링은 필수이다. 그러나 사고 당일인 지난달 7일 기온이 크게 상승해 치명적인 누출이 발생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지난달 2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사업 철수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 폐쇄 여부가 주목된다.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은 LG화학이 1997년 힌두스탄폴리머스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작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26억3100만원과 63억1200만원이다.

LG화학은 지난달 13일 현장지원단을 급파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등 8명으로 구성된 LG화학 현장지원단은 지난달 26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에서 자사 전용기 편을 이용해 출국하려 했지만, 현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인도 경찰은 "LG화학 측 지원단이 출국 이후 사고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도공장 사고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장지원단은 관련 기관과의 절차를 진행해 이번 주 중 귀국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7일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유독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역 주민 12명이 숨지고 최소 300여명의 주민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공장 인근 3㎞ 이내 주민들은 두통과 눈이 타는 듯한 고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고, 인도 정부는 이 지역 주민 3000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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