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독자개발한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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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독자개발한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시장 공략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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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 적극... 초저유황 선박유 제조 공정 특허 출원
"미세먼지·연료소모·온실가스·배출가스 등 4가지 오염원인 줄이는 제품 개발에 집중"
현대오일뱅크가 후원 중인 울산현대축구단의 조현우(왼쪽), 이청용(오른쪽) 선수가 현대엑스티어 제품을 선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후원 중인 울산현대축구단의 조현우(왼쪽), 이청용(오른쪽) 선수가 현대엑스티어 제품을 선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정유산업 전반이 위축돼 있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침체의 파고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제시한 전략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 황 함량 0.5% 미만 친환경 선박유 특허출원 및 판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 최초로 황 함량이 0.5% 미만인 친환경 선박유 제조 공정 특허를 출원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초 친환경 선박연료 브랜드 'HYUNDAI S-TAR'를 선보였다. IMO 2020으로 급격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초저유황 선박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모든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내용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IMO 2020)를 시행키로 했다.

초저유황 선박연료는 황 함량이 0.5% 미만인 친환경 선박유다. 최근 초저유황선박유는 기존 선박유보다 약 30%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는 IMO 2020 이후 초저유황선반유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AR'는 단순정제설비에서 생산되는 잔사유에 초임계 용매를 사용하는 신기술을 적용, 아스팔텐과 황 같은 불순물을 완벽히 제거한 제품을 뜻한다. 아스팔텐은 연료의 엉김 현상을 야기, 선박의 엔진고장을 일으키는 주 요인이다.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춘 초임계 용매는 아스팔텐과 같은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지난해 11월 10만 톤으로 시작해 현재 월 25만 톤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렸지만 매월 완판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오일뱅크는 탈황설비를 증설해 대산공장 내 하루 최대 6.7만 배럴의 초저유황 선박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 중이다.

◇친환경 기능 강화한 가솔린 엔진용 윤활유

현대오일뱅크는 독자기술로 개발, 친환경 기능을 대폭 강화한 가솔린 엔진용 윤활유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정유사는 정유사업과 화학·윤활유 사업 등으로 이익을 거둔다. 정유사업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을 판매하고 비정유사업은 납사(나프타)를 분해해 파라자일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사업, 윤활유와 원료인 윤활기유사업 등이다.

특히 공장 자동화에 따른 기계 수요 증가와 차량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세계 윤활유 시장 규모는 2014년 126조원에서 2020년 182조원으로 연평균 7.4%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분석기관인 IHS Market은 친환경 윤활유 시장이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비 규제 강화로 2025년까지 연 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API(미국석유협회)와 ILSAC(국제윤활유표준화인정위원회) 최신규격을 충족하는 친환경 가솔린 엔진용 윤활유 현대 엑스티어 울트라(HYUNDAI XTeer Ultra)시리즈 11종을 지난달 선보였다.

API와 ILSAC은 기존보다 연료 이상연소와 엔진 마모방지, 청정 효과 등 친환경 기능을 강화한 API SP와 ILSAC GF-6 규격을 새로 발표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현대오일뱅크가 독자 개발한 몰리 플러스(Moly Plus) 및 롱 라이프(Long Life)테크놀로지도 적용한다. 기존 제품보다 엔진 내 마찰을 평균 25% 가량 줄여 차량 연비를 향상시키고 노후 차량에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엔진오일 누유 현상도 예방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미세먼지·연료소모·온실가스·배출가스 등 4가지 오염원인을 줄여주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며 "국내는 물론 전략지역인 유럽·미주·중동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친환경 기술 선보여... 온실가스로 탄산칼슘 생산

현대오일뱅크는 온실가스로 산업용 소재의 원료가 되는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도 시장에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신사업을 통한 추가 수익, 온실가스 배출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 중앙기술연구원에서 태경비케이와 탄산칼슘 제조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기초 소재다. 양사는 2021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해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에서 연산 60만톤의 탄산칼슘 생산공장을 완공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투자로 연간 1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높은 경제성과 함께 정유업계의 골칫거리인 온실가스를 제품화하는 최초의 친환경기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석유 및 석화 제품은 우리 실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생산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간 정유사들은 태양광이나 LNG 발전설비를 도입하는 등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사업모델은 온실가스 저감에서 더 나아가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 원료로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12만톤 가량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탄산칼슘은 각종 산업현장에 널리 쓰여 수요가 안정적이다"며 "자연에서 채굴한 석회석을 가공해 만드는 것과 비교해 원가경쟁력 우수한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 정유사 등에 기술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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