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복장' 우리銀, 위계 벗고 창의·혁신 입었다
상태바
'자율복장' 우리銀, 위계 벗고 창의·혁신 입었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6.03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적 은행권 근본적 변화... 제로베이스 혁신 추진 
권광석 행장 "변화 두려워 않는 기업으로 탈바꿈"
행원급 여성직원 유니폼 폐지... 성평등·수직적 위계 해소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제공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복장 자율화'를 전면 시행했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통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1일부터 시행되는 복장 자율화는 권광석 행장의 경영방침이다. 지난 3월 권광석 행장은 취임사에서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영업문화 혁신, 조직안정, 고객신뢰 회복 등을 제시했다.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이른바 제로베이스(zero-base)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정장에 셔츠·유니폼을 고집했던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했다는 권광석 행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제안이다.

최근 권광석 행장은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빠르게 변하는 언택트(비대면), 디지털 환경과 세대 변화에 발맞추고 은행 활력을 위해 복장을 자율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이 맺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일부터 우리은행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국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한다(자율복 차림으로 근무하는 우리은행 본점 직원들). 사진=우리은행 제공
오는 1일부터 우리은행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국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한다(자율복 차림으로 근무하는 우리은행 본점 직원들). 사진=우리은행 제공

기존의 획일적인 기업문화 방식으로는 혁신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이 권광석 행장의 평소 지론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10년전 국내 은행 최초로 본부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를 한시 허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실제 변화를 시도하는 데에는 다소 더딘 모습을 보였다. 혁신을 위한 속도를 향상시키는데 권광석 행장의 역할이 주효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혁신을 실현시키기 위한 권광석 행장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행원급 여성 직원만 입었던 유니폼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그 동안 대부분의 은행들은 대리급 이하 여직원 위주로 유니폼을 의무 착용하게 해 성·직급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행원급 여성직원 유니폼 폐지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협업 중심의 근무 환경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유연한 복장을 통해 직원의 개성을 존중하고 성평등 문화 정착과 수직적인 위계를 해소하겠다는 권광석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복장자율화를 계기로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기전망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장과 정체의 분기점에 머물지 않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탄력적인 시장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히 복장 자율화는 행원급 여직원의 유니폼을 없애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