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중 1명 이하는 무시?... 국내 유통 당뇨병치료제서 발암물질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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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중 1명 이하는 무시?... 국내 유통 당뇨병치료제서 발암물질 검출
  • 설동훈 기자
  • 승인 2020.05.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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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31개 품목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유통 당뇨병치료제 중 발암추정물질인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된 31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ㆍ판매 중지 조치를 시행했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유통 당뇨병치료제 중 발암추정물질인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된 31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ㆍ판매 중지 조치를 시행했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뇨병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의 국내 유통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모두 수거해 검사한 결과, 국내 제조 31품목에서 WHO 국제 암연구소 지정 인체 발암물질인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돼 제조·판매를 잠정적으로 중지하고, 처방을 제한토록 조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다만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된 31품목에 대한 인체영향평가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10만명 중 0.21명’으로 해당 제품 복용 환자에서 추가 암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환자들은 의·약사 상담 없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현재 ICH M7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추가 암 발생 가능성이 10만명 중 1명 이하인 경우 무시가 가능하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 중인 의약품을 대상으로 NDMA 검출 가능성에 대해 순차적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2019년 12월 이후 해외 일부에서 메트포르민 의약품 NDMA 검출에 따른 회수조치 발표에 따라 국내 제조에 사용 중인 원료의약품, 제조 및 수입완제의약품 수거·검사 등 조사 실시했다.

또한, 업체가 자체적으로 시험할 수 있도록 메트포르민 중 NDMA 검출 시험법을 마련하고, 지난 1월 공개한 바 있다.

검사 결과, 실제 완제의약품 제조에 사용된 원료의약품 973개 제조번호(12개 제조소) 모두 NDMA가 잠정관리기준(0.038ppm)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완제의약품의 경우 수입제품 34품목 모두 잠정관리기준 이하였으며, 국내 제품은 254품목 중 31품목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됨에 따라 잠정적으로 제조·판매 중지 및 회수하고 처방되지 않도록 제한했다.

메트포르민의 NDMA 잠정관리기준은 1일 최대허용량(96나노그램)을 기준으로 1일 최대복용량을 평생 복용하는 것을 전제로 1일 최대 1,000mg을 복용하는 경우 0.096ppm, 1일 최대 2,550mg을 복용하는 경우는 0.038ppm으로 정했다.

이 기준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이드라인(ICH M7)과 국내·외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전문가 자문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설정했다.

식약처는 메트포르민 의약품 중 일부 품목에서만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돼 대다수 환자에게는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초과 검출된 의약품 복용 환자에 대한 인체영향평가는 해당제품의 허가일로부터 올해 말까지 최대량을 복용한 것으로 가정해 수행했으며, 그 결과 전 생애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암 발생률에서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10만명 중 0.21명’으로 위해 우려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초과 검출된 의약품을 장기간 복용했어도 인체에 미치는 위해 우려는 거의 없어 의·약사의 상담 없이 현재 처방받은 의약품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약국에서 잠정 제조・판매중지 된 의약품이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26만명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5. 26. 00시부터 해당 의약품이 의료기관, 약국에서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다.

또한 전문가의 인체영향평가 결과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된 메트포르민 의약품의 장기간 복용 시에도 인체에 미치는 위해 우려는 거의 없어 현재 처방받은 의약품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처방을 희망하는 환자의 경우 해당 의약품 복용여부 및 재처방 필요성을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현재 유통 중인 해당 의약품의 회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으로 보고된 잠정 조제・판매 중지된 의약품의 유통 정보를 해당 제약사에 통보하고, 해당 의약품을 구매한 도매업체, 의료기관, 약국에 의약품 공급내역 정보를 제공, 회수 및 반품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키로 했다.

식약처는 이번 메트포르민에서의 NDMA 검출은 발사르탄 및 라니티딘 사례와는 달리 원료의약품은 NDMA가 잠정관리기준 이하였으나, 일부 완제의약품에서 기준을 초과함에 따라 NDMA 검출 원인이 원료의약품 단계가 아닌 완제의약품 제조과정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 불순물 검출 유사 사례 발생 방지를 위해 관련 전문가와 함께 ‘의약품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에서 정확한 원인을 조사·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NDMA 등 불순물 혼입 의약품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시 환자의 불편과 비용부담 최소화를 위해 의·약계, 제약업계 등과 구성한 민·관 협의체와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제약업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NDMA 등 불순물 발생 가능성 평가 및 시험·검사를 철저히 관리하고, 해외제조소에 대한 현지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확대,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의 국내 유통을 위해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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