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건 다 판다.... 두산건설, '천안 아파트' 시공권도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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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건 다 판다.... 두산건설, '천안 아파트' 시공권도 반납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5.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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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천안 성성 레이크시티 두산위브’ 시공권 반납
'천안성성4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된 사업장
두산건설, 2019년 5월 2586억원 공사 계약
그룹 어려움으로 3년 뒤 '기대 수익' 대신 '당장 현금' 택해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그룹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건설이 최근 ‘아파트 시공권’까지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그룹과 두산건설이 3년 뒤 기대 수익 대신 당장 현금을 택함에 따라 팔 수 있는 건 다 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15일 ‘천안 성성 레이크시티 두산위브’ 시공권을 반납했다.

이 단지는 ‘천안성성4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된 사업장으로 시행사 코업씨씨가 2018년 10월 1058억원에 사업부지를 확보했다. 코업씨씨는 2019년 5월 두산건설과 2586억원 규모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건설이 시공권을 반납한 이유는 자금 유동성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이 사업장에 시공권뿐 아니라 ‘토지 담보 우선수익권’과 ‘대위변제 채권’ 등을 갖고 있다. 시행사의 과거 사업 지연으로 1157억원을 빌려주며 설정한 채권이다.

두산건설은 결정에 대해 “내부 사정”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두산그룹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한 하나의 계획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뿐 아니라 전자·바이오소재 사업체 두산솔루스, (주)두산의 주력 사업부인 모트롤BG(사업부문) 등도 매각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도 매물로 내놨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상황에 따라 매각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팔 수 있는 건 다 팔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두산그룹과 두산건설이 이렇게 휘청이는 이유는 ‘두산중공업’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이고,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의 중간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중간지주인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무리하게 지원하던 와중 ‘탈원전’과 ‘해외수주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두산중공업은 1분기 5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01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55억원)보다 훨씬 커졌다. 2011년 9조5000억원이던 두산중공업의 연간 신규 수주액은 지난해 4조2000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두산건설 등에 투자한 지분 가치도 매년 내려가 지난해 600억 원대 손실을 추가했다. 사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회사를 지원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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