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신용등급 강등 위기... "아직 선방 중이니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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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신용등급 강등 위기... "아직 선방 중이니 지켜봐달라"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5.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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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하향 검토는 석달 정도 지켜보고 판단한다는 것"
금감원 "지방은행 아직 특이사항 없어... 지켜보는 중"
4개 지방은행 모두 연체율 소폭 증가에 그쳐
무디스의 2020년 3월 24일 보도자료. 사진=무디스 제공
무디스의 2020년 3월 24일 보도자료. 사진=무디스 제공

지난 3월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힌 국내 4개 지방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소폭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은 아직까지 중대한 위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향후 수 개월에 걸쳐 심화될 수 있으므로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3월 24일자 보도자료에서 대구은행·부산은행·제주은행·경남은행에 대해 등급 하향조정 검토를 시사했다. 무디스는 보도자료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수의 산업, 지역 및 시장에서 심각하고 광범위한 충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지역 경제와 밀접한 지방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약화를 우려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산건전성은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인 또는 기업이 지방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다.

무디스는 향후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는 "2월 말 이후 한국이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앙지가 됐으며 해외 유입으로 확산세가 다시 증폭될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무디스의 입장이 나온 이후 일각에서 지방은행의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취재진은 8일 무디스가 지목한 4개 지방은행 관계자들에게 현장 상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긴급자급 대출 업무가 폭증한 것을 제외하고 현장 분위기는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그는 "무디스가 우려한 것은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연체율에 큰 변동은 없다"면서 "지역대표 금융기관으로 코로나19 위기에 사명감을 가지고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위기 조짐은 없다"고 짧게 현장 상황을 전했다. 앞서 무디스는 제주은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제주도의 지역경제 전반이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음을 들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제한 등 악재가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무디스 전망과 달리 이번 연휴에 대략 2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했다. 코로나19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경제 여러 곳에서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주은행의 4월말 연체율이 0.43%(잠정)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0.08% 정도 늘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무디스가 우려한 수준의 여파는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4월 연체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01% 내외의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경남은행 관계자 역시 "4월말 연체율이 0.85%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0.02%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다소의 온도차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자산건전성에 중대한 위기조짐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어떤 평가나 전망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취재진이 재차 4개 지방은행과 관련해 보고된 문제가 있느냐고 묻자 "큰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 평소대로 건전성 지표를 중심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무디스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하향조정 '검토'는 일반적으로 석달 정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우려했던 부분들이 잘 관리된다면 얼마든지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돼야 지역기반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속단은 이르다"는 신중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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