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부등급법 전환 임박... '아주캐피탈 인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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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내부등급법 전환 임박... '아주캐피탈 인수' 본격화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4.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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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비은행 강화 필수... 하반기 증권사 M&A 추진
"내부등급법 전환 시 BIS 비율 2~3%포인트 상승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 대응을 위한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섰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전통 금융업 위주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아주캐피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4일 우리금융그룹은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고 1분기 결산 보고와 2분기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우리금융 2분기 경영전략은 지속적인 리스크관리 강화다. 이사회는 코로나 여파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고 대출자산의 부실 리스크도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익 다각화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지난해 연기됐던 아주캐피탈 인수 전략을 논의했다.

아주캐피탈 인수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다. BIS 비율은 위험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현재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11.89%다. KB금융(14.48%)과 하나금융(13.95%), 신한금융(13.90%)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증권시장안정펀드에 1조원을 출자하고 코로나 대응 금융지원이 겹치면서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아주캐피탈의 위험가중자산(RWA)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의 낮은 BIS 비율은 인수에 적지 않는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이 BIS 비율을 상승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부등급법 전환이 필요하다. 내부등급법은 BIS 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금융기관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모형과 리스크측정요소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내부 모형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BIS 자본비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내부등급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전환에 대해 2차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중에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적용을 승인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등 3개 지주사는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고 있다.

금감원의 내부등급법 승인되면 우리금융은 자본비율 상승으로 본격적으로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등급법 전환 시 우리금융 BIS 비율은 2~3%포인트 오를 전망이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102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520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를 기록했다.

아주캐피탈 성장배경에는 우리은행의 후광효과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웰투시제3호)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50%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제3호는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소유하고 있다. 한때 매각 불발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아주캐피탈은 우리은행 지원을 통해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자금조달이 수월해졌다. 회사채 발행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상반기라도 조건이 되는대로 아주캐피탈은 인수할 계획이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아주저축은행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캐피탈회사와 저축은행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를 누린 셈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증권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점검 상황이나 승인 시기는 금감원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M&A 내용은 언급하기 조심스럽고 다각도로 내용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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