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매각·구조조정으로 총알 '두둑'...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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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매각·구조조정으로 총알 '두둑'... 향후 행보는?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4.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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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3조 투입한 롯데, 2023년 취급액 20조 목표
현대HCN 매각가 7000억원... 면세점 몸집 키운다
신세계, 부지매각으로 8100억원... 로젠택배 인수 고민

유통 빅3(롯데·현대·신세계)가 매각과 구조조정 등으로 수 천억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에 향후 이들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사진= 롯데쇼핑
사진= 롯데쇼핑

◇ 롯데, 고강도 점포정리... '롯데온'에 사활

먼저 유통맏형 롯데는 고강도 점포정리에 들어간다. 올해 2월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18개 매장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곳 이상(30%)를 정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1979년 창사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 42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8.3% 감소했다. 매출액은 1.1% 줄어든 17조 6328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1.8% 급감한 436억원에 그친다.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4분기에만 1조 1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할인점(마트)과 슈퍼의 부진이 크다. 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248억원, 슈퍼는 103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대규모 구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힘쓰는 한편, 이 자금을 통해 새로운 곳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이달 말 론칭 예정인 '롯데온(ON)'이다. 

롯데온은 롯데 유통 계열사 7곳(롯데백화점·마트·홈쇼핑·롯데닷컴·하이마트·슈퍼·롭스)의 역량이 집중된 통합 온라인쇼핑몰 어플리케이션이다. 후발주자로 들어가는 만큼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롯데온 실현을 위해 올해까지 3조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향후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계열사 매각나선 현대百... 면세점 키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창립 이래 최초로 계열사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바로 그룹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현대HCN이다. 현대HCN은 알짜매물로 불리는 만큼 누가 인수하냐에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가능하다. 

현대HCN은 지난해 총매출은 2928억원, 영업이익은 41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은 700억원이었다. 국내 케이블TV 사업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 1위는 KT(31%)고, 그 뒤를 LG유플러스(24.72%)와 SK텔레콤(24.03%)이 차순위에 있다. 2~3위의 점유율이 24%대로 거의 같아 현대HCN만 인수하면 순위가 한 번에 뒤바뀐다. 

유료방송 업계의 경영권 가치는 시가총액이 아닌 가입자 1인당 가격으로 계산한다. 이 계산대로라면 시장에선 현대HCN의 가치는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통해 올해 초 정지선 회장이 강조한 신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최근 인천공항에 새로 진입한 면세사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6년 특허를 따내고 2018년 11월 정식으로 강남무역센터점을 오픈했다. 이후 올해 2월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하며 2호점을 열었고, 이번 인천공항면세점까지 진출해 몸집을 키웠다. 면세점을 첫 개장한지 2년 만에 업계 4강까지 노리는 위치에 올랐다.

단시간 몸집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아직 요원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7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초기보다 적자폭은 줄여나가고 있지만 흑자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동대문 두타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 진출로 적자폭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인천공항면세점이 이번에 유찰돼 재입찰에 추가 진입하게 되면 당분간 적자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적자가 뻔히 보이면서도 면세점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 현대HCN 매각으로 인한 자금 여유를 염두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번 인천공항까지 진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만큼 적자회복 기간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8100억원 손에 쥔 신세계, 로젠택배 인수 나설까

사진= 쓱닷컴
사진= 쓱닷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최근 마곡부지를 8158억원에 매각하며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실탄확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최근 매물로 나온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며 실사까지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인수대금이 4000억원이라 금액적 부담이란 전언도 들린다. 또한 로젠택배가 C2C위주 사업구조라 이를 B2C구조로 전환하는데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도 신세계의 고민이다.

하지만 로젠택배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의 물류경재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최근 배달대행서비스 '부릉'의 입찰에 참여하는 등 물류경쟁력 강화에 혈안이 돼있다. 

업계에서도 SSG닷컴이 로젠택배를 인수하면 단번에 업계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신세계 측도 현재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중으로 전해진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등의 강화를 위해 추가 물류센터 부지를 물색중이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로젠택배를 인수하는데 여러 걸림돌이 있는 것 확실하다"며 "하지만 인수하면 업계 상위권 도약을 이룰 수 있어 상당히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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