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혼수'·제주도 '여행'... 코로나로 때아닌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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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혼수'·제주도 '여행'... 코로나로 때아닌 특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4.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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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입주 시기 맞춰 혼수 장만... 백화점 가전부문↑
상반기엔 한국, 하반기엔 해외 트렌드 번져 제주 인기
사진= 신세계백화점
사진= 신세계백화점

유통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혼부부들 덕분에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신혼여행지로 제주도가 급부상하면서 제주 호텔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또 결혼식을 미룬 신혼부부들이 계약한 신혼집에 입주하면서 혼수 관련 매출도 늘었다.

◇"결혼식은 미뤘어도 입주는 못미뤄"

코로나19가 본격 시작된 올해 2~3월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은 -22.8%로 마이너스 실적을 냈다. 하지만 가전 매출은 3월 중순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가전 매출을 살펴보면 올해 3월 1일부터 15일까지 -18.9%로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신장률을 보였지만 동월 16일부터 31일까지 34.4%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결혼식이 미뤄진 예비부부들이 견인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결혼식은 미뤄졌지만 이미 계약한 신혼집은 입주를 미룰 수 없어 미리 혼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3월 16일부터 31일까지 가전 장르의 연령별 매출을 살펴보면 예비 신혼부부가 다수 포함된 20~30대가 전체 41.4%를 차지하고 있다. 

보통 결혼식 3~4개월 전에 신혼집을 계약하고 1~2개월 전부터 혼수를 장만한다. 4~5월에 계획된 결혼식이 미뤄졌지만 입주는 미룰 수 없어 혼수품 구매는 예정대로 하는 것으로 신세계 측은 분석했다. 

롯데백화점도 이번 신혼부부들의 혼수 구매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번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3~5일까지 품목별 매출을 살펴보면 생활가전이 전주대비 67.8%증가했다.

지난해 세일 첫 주말과 비교해봐도 25.9%신장하며,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타 품목과 대비된다. 또한 혼수용 예물 구매도 늘어나면서 해외명품도 전주대비 24.6%늘었고, 지난해 세일기간과 비교해도 6.3%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3월 중순까지 전년대비 -18.4%신장률을 보이던 가전 매출이 3월 후반(3월 16일~31)들어 28.3%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봄 정기세일 첫 주말에는 31.9%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세일 기간에는 혼수 가전 대표 상품인 TV가 143.2%, 냉장고 251.4%, 김치냉장고 193.1% 등 높은 매출 성장을 보였다.

◇상한가(상반기엔 한국 가요) 트렌드에 '제주도' 급부상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도 급부상했다. 이에 제주 호텔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이 올해 3월 내놓은 허니문 상품인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는 4월 들어 판매량이 전월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제주신라호텔은 당초 계획보다 2달 연장해 올해 6월까지 패키지를 운영하기로 변경했다. 

제주신라호텔이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은 것은 2013년 이후 약 7년만이다. 제주도는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전까지 신혼여행의 메카였지만 90년대 이후 해외 신혼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허니문 관광객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신혼부부들이 사태 진정 이후 정식 해외 여행을 가기 전 세미 허니문 개념으로 제주도를 찾는 것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는 허니문 패키지 '마이 웨딩 데이'를 6월까지 연장하고, 새로운 혜택을 추가한 상품을 내놨다. 

롯데호텔제주 관계자는 롯데호텔제주 관계자는 “신혼 여행객의 문의 건수가 2월 말 대비 약 35% 증가했다”며 “4월부터 문의가 증가해 4월 말까지 판매 예정이었던 허니문 패키지 기간을 6월까지 연장하고, 새로운 혜택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을 연기 혹은 축소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상반기는 국내, 하반기는 해외로 가는 상한가(상반기엔 한국 가요)트렌드가 번지며 제주도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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