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구하러 불길 뛰어들었다가... 울산아파트 형제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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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구하러 불길 뛰어들었다가... 울산아파트 형제 참변
  • 강영범 기자
  • 승인 2020.04.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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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없애려 피운 향초 넘어져 잠든 동생 구하려다 형도 희생
8일 새벽 울산시 동구 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내부 모습,  사진=울산소방본부
8일 새벽 울산시 동구 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내부 모습, 사진=울산소방본부

부모가 생업에 종사하면서 집을 비운 사이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린 동생과 이를 구하려던 고등학생 형이 함께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9일 울산소방서와 경찰에 따르면 8일 오전 4시 8분께 울산시 동구 전하동 한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 당시 아파트에 혼자 있던 동생(9)을 구하기 위해 형(18)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으나 2명 모두 참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형은 친구와 함께 새벽에 라면을 끓여 먹고 냄새를 없애려고 거실 탁자에 향초를 켠 뒤 창문을 열어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생은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목이 말라 잠시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간 사이에 화재가 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시내에서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는 밤새 장사를 하느라 사고 당시 집에 없었다. 부모는 뒤늦게 비보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아 한때 실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재가 난 뒤 아파트 주민들은 형제의 비통한 소식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이 불로 인해 아파트 주민 8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께 합동 감식을 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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