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120억달러 先공급... 외화시장 숨통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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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120억달러 先공급... 외화시장 숨통 틀까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3.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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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을 통해 달러 선호 심리 진정 기대
전문가들 "코로나 사태 근본적인 해결책 될 수 없어"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한미 통화스와프(currency swap) 자금 600억달러 가운데 1차분 120억달러가 시중에 공급된다. 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Board, 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31일 오전 한국은행은 한국은행 금융망전자입찰시스템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외화대출 입찰을 진행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행이 미 연준과 맺었던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과 비교하면, 총 규모는 2배 더 커졌다. 1차 공급액도 2008년 40억 달러보다 3배 수준에 달한다.

시중에 달러를 빨리 공급하겠다는 한국은행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무역 금융, 단기자금 수요 등 최근 외화자금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예정액은 7일물 20억달러, 84일물 100억달러로 총 120억달러다. 최저 입찰금리는 7일물이 연 0.322%, 84일물이 연 0.3210%로 정해졌다. 입찰 이후 은행에 실제 돈이 공급되는 시점은 다음달 2일이다.

입찰금리 결정은 복수 가격방식을 채택했다. 복수 가격방식이란, 입찰에 응한 각 낙찰 금융기관이 응찰 시 제시한 금리를 각각 적용하는 형식이다. 한국은행은 외화 대출금액의 110%를 담보로 받는다.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을 우선시하되 부족하면 은행채,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 원화 현금도 담보물로 인정한다.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외화자금사정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조달한 달러화가 국내 시중 은행에 공급되면 최근 환율 폭등의 원인이 된 '달러화 가뭄'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달러 선호 심리를 다소 진정시켜줬지만 불안심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패닉 분위기는 안정되겠지만 통화스와프가 코로나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심리 개선 효과도 지속될 지 미지수다. 원·달러 환율 안정 등으로 설명되는 통화스와프 효과는 통화, 재정, 심리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시장은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나쁜 뉴스가 나오면 바로 반응하는 만큼 환율 널뛰기 장세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노력을 떠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은 제어가 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와 관련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화 대출 입찰 결과 참여 금융기관들은 총 87억2000만달러를 응찰했다. 공급 한도 120억달러에 미달하는 규모다. 응찰액 87억2000만달러는 전액 낙찰됐다.

실제 시중의 달러화 수요가 공급 한도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응찰액이 한도에 미치지 못한 것에 비춰볼 때 달러화 유동서 부족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달러화가 많이 필요했다면 응찰 규모가 한도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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