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마곡부지 8100억에 매각... '로젠택배 인수' 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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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마곡부지 8100억에 매각... '로젠택배 인수' 실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3.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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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시 단번에 업계 상위권 도약 가능... '가격·사업구조' 숙제
쓱케일 광고 영상 이미지. 사진= SSG닷컴
쓱케일 광고 영상 이미지. 사진= SSG닷컴

신세계그룹이 최근 이마트 마곡부지를 8158억원에 매각한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실탄을 확보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매물로 나온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며 실사까지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로젠택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이하 베어링)이 인수대금 4000억원을 원하고 있어 금액적인 부담을 느낀다는 전언이다. 이 금액은 베어링이 2013년 1600억원에 로젠택배를 인수했을 때보다 2.5배가량 인상된 금액이다. 이런 시점에서 마곡부지 매각은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로젠택배는 국내 4위 택배사로 이마트가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신세계는 최근 배달대행서비스 '부릉' 입찰에 참여하는 등 물류 경쟁력 강화에 혈안이 돼있다.

이는 출범한지 2년이 지난 SSG닷컴의 물류 역량 부족 때문이다.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NE.0 3곳을 세우고 추가 부지를 물색중이지만 주민 반대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타 이커머스에 비해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의 권역이 작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SG닷컴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초에만 매출이 35%이상 성장하는 등 특수를 누렸지만 넘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소비자 불만도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현재 SSG닷컴의 배송 능력 한계에 봉착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형태준 지원본부장이 배송 능력 수용 강화와 물류센터 건립 추가 등을 강조한 점에서 로젠택배 인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23년까지 온라인 유통업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송 역량이 핵심"이라며 "로젠택배 인수시 단번에 업계 상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의 로젠택배 인수에 대한 비관적 시선도 있다. 먼저 로젠택배 인수가격이 SSG닷컴 보유 자금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이다. SSG닷컴은 브락사아시아투유한회사 등 3곳의 재무적투자자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6000억원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현재 약 3000억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로젠택배가 타 택배회사와 달리 C2C위주 사업 구조란 점이다. 로젠택배는 업계 4위지만 점유율은 7~8%정도 수준에 그친다. 타 택배회사처럼 B2C구조가 아닌 C2C(소비자간 거래)위주이기 때문이다. C2C는 취급 제품의 부피가 크고 무겁다. 또 일일이 소비자를 찾아가야 하지 때문에 차량과 인력 소요가 많다. 트럭 한 대에 대량의 물량을 실을 수 있는 B2C보다 효용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신세계가 로젠택배를 인수할 경우 현재 SSG닷컴의 B2C사업 구조를 C2C로 전환하기 위한 추가 비용도 발생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중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지는 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물류센터가 필요한 SSG닷컴에게 로젠택배의 물류인프라는 상당히 탐나는 부분"이라며 "가격이나 사업구조 등 풀어야할 숙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업계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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