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주간부 심장 혈관치료, '스텐트 시술과 수술' 차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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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주간부 심장 혈관치료, '스텐트 시술과 수술' 차이 없어"
  • 설동훈 기자
  • 승인 2020.03.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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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박승정·박덕우·안정민 교수팀, 10년 추적 결과 분석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박덕우, 안정민 교수(좌로부터).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박덕우, 안정민 교수(좌로부터).사진=서울아산병원

심장의 가장 중요한 혈관인 좌주간부 병변 발생 시 환자의 가슴을 열어 수술을 할 것인지 혹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힐 것인지에 전 세계 심장 전문의들의 의학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좌주간부질환 환자의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예후를 10년간 장기 비교한 결과 심뇌혈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및 사망률에서 두 치료군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 심장근육을 움직이게 만드는 세 가닥 관상동맥 중 좌측관상동맥의 시작부분에 위치한 좌주간부에 병변이 생길 경우 심장근육에 광범위하게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혈관부분으로 꼽혀 영어로도 ‘레프트 메인(Left Main)’ 이라 부른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박덕우·안정민 교수팀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의 13개 주요 대학병원에 등록된 좌주간부 질환자 1454명을 스크리닝 후 무작위로 300명의 스텐트 시술군과 300명의 수술 치료군을 배정, 시술과 수술의 결과를 장기간 비교했다.

또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 효과와 안정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 시술자의 주관적인 선택과 기준이 배제된 무작위 비교연구를 진행했다.

10년 장기추적 결과, 관상동맥질환중 가장 고위험군인 좌주간부질환에서 스텐트 치료를 잘 할 경우 10년이 경과해도 과거 표준치료였던 수술치료인 관상동맥 우회수술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시술 및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 발생비율은 스텐트 시술군에서 18.2%, 수술 치료군에서 17.5%였다. 고령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스텐트 시술군에서 14.5%, 수술 치료군에서 13.8%로 큰 차이가 없었다.

두 치료군의 시술 당시 평균 나이는 62.3세로 76.5%는 남성이다. 추적기간은 평균 11.3년으로 관상동맥질환의 복합성을 파악, 스텐트 시술과 우회수술 판단을 돕게 하는 ‘신텍스 스코어’도 두 치료군의 분포도가 비슷해 연구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박덕우 교수는 “좌주간부질환 치료법과 예후에 대한 논쟁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심장 전문의들의 가장 큰 이슈였다”며 “이번 연구로 스텐트 시술의 장기적인 효과를 다시 한 번 입증했으며 환자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으로 인해 개흉수술이 위험한 경우에는 스텐트 시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전 미국심장학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임상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로 채택, 박덕우 교수가 직접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취소돼 지난 30일 온라인 미국심장학회중계(Virtual ACC)에서 발표됐으며 심장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저널인 써큘레이션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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