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으로 만든 반찬 천국 '신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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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으로 만든 반찬 천국 '신원시장'
  • 공준표 기자
  • 승인 2017.03.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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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시장에는 정(情)으로 반찬을 만들어 파는 반찬가게가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서울 관악구 신원동의 신원시장의 중간쯤에는 김순자(65세)할머니가 직접 반찬을 만들어 파는 ‘김치천국’이 있다.

신원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시작한지 14년 됐다는 김순자 할머니.

올해로 14년째 반찬가게를 하고 있다는 김순자 할머니의 '김치천국'. 사진=시장경제신문

처음에는 시장에서 정육점으로 시작을 했으나 소위 ‘브랜드’고기를 가져다 팔아보니 장사가 안 되더란다.

상대적으로 빈곤층이 많이 밀집돼 있는 지역의 특성과 ‘브랜드’로 통용되는 상급의 고기를 사고자 하는 이들은 대형마트로 가기 때문이었다.

정육점을 1년 만에 접고 새로 시작한 반찬가게.

전라도 여성 특유의 음식솜씨와 빈곤층과 중국 교포 밀집 지역이라는 특성이 어울려지면서 반찬가게로 밥은 먹고 살 형편이 됐다고 하신다.

젓갈류를 제외하고 다른 반찬(절임요리 포함)들은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다고 한다.

조미료 없고 설탕 없고 정만 있는 할머니의 반찬들. 사진=시장경제신문

그래서 그런지 무엇을 먹어도 맛이 다 똑같은 다른 반찬가게(조미료와 설탕 범벅)의 반찬들과는 틀리다. 달지 않아 제일 좋다.

가정집에서 밑반찬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원재료비, 인건비 포함)을 생각하면 종류에 관계없이 3팩에 5천원하는 반찬은 ‘거저’라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게다가 집에서 밑반찬을 만들면 1달 이상을 먹기도 해서 질리는 면이 있지만 조금씩 사다가 먹을 수 있으니 질릴 일도 없다.

매일 원산지 표기를 확인하신다는 김순자 할머니. 사진=시장경제신문

나이에 걸맞지 않게 원산지 표시도 깔끔하게 잘 하신다.

사진 한 컷 요청했더니 “못난 얼굴 기사에 나가면 손님 떨어진다”며 손사래를 친다.

천국구경은 살아서도 할 수 있다는 이치를 이 집 반찬 맛을 보고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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