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전통시장 근처에 위치한 ‘빨리 셀프 크리닝’.
이름만 ‘셀프’일 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빨래방이 아닌 세탁소지만 세탁소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 의류 수선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크리닝과 다림질만 해 주는 곳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 세탁소의 안주인이 어마어마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처음 온 손님은 몰라보는 게 당연하지만 한 번 왔던 손님은 모두 기억을 해 내는 용한 재주가 있다.
아울러 한 번 맡겼던 옷이 두 번째 다시 맡겨진다면 그 주인도 모두 기억을 해낸다.
머릿속에 컴퓨터가 들어있는 것이 틀림없다.
안주인의 그 용한 재주 탓인지 세탁물을 맡기고 찾으려면 보통 3~4일은 기다려야 한다.
물론 급하다고 빨리 해 달라고 하면 다음 날에도 찾을 수는 있지만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의례껏 사나흘은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세탁소를 찾는다.
기자가 방문해 취재 좀 하고 싶다고 하니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손님 늘어나면 단골손님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단골손님들이 반경 7~8킬로미터 되는 곳에까지 분포돼 있다.
사장님은 그 먼 곳 까지 배달 다니느라 하루 종일 오토바이와 씨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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