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카드 사라진다"... 예견된 '수수료 인하'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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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카드 사라진다"... 예견된 '수수료 인하' 사태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3.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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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60종 카드 발급 중단, 신규 출시 61종에 그쳐
전문가들 "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파급효과 고려해야"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인해 카드사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카드사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을 단종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특히 카드사들은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대체할 대안으로 혜택이 많은 이른바 알짜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단하고 있다. 고객들의 피해와 부가 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삼성·현대·롯데·하나·비씨카드)에서 발급이 중단된 카드는 160종에 육박했다. 시중에 새롭게 출시된 카드의 경우 61종에 불과했다. 단종된 카드가 신규 카드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난 셈이다.

단종 카드는 지난 2017년부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73종, 2018년 82종, 2019년 160종이 발급 중단됐다. 올해는 현재까지 23종 단종됐다.

신규 카드 출시는 감소세다. 2017년 135종, 2018년 109종, 2019년 61종에 이어 올해는 22종의 카드상품만 출시됐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카드의 경우 약 40종이 발급 중단됐다. 또한 통신비나 도시가스, 전기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을 할인해 주는 알짜카드들도 줄줄이 자취를 감췄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총자산이익률(ROA)을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ROA는 2015년 상반기 3.33%에서 2018년 2.07%로 하락했다. 삼성카드도 같은 기간 3.09%에서 1.61%로 축소됐다. KB국민카드(2.18%→1.19%), 우리카드(1.77%→0.90%)도 모두 ROA가 하락했다. 

회사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이 누려왔던 큰 폭의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은 앞으로 보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금융위원회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2018년 금융위원회는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통해 소비자들의 포인트 적립과 할인,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축소하고 졸업과 입학, 명절, 백화점과 쇼핑몰 연계 이벤트 등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가 서비스에 상응하는 적정한 비용(연회비)을 내고 혜택을 이용하라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부가 서비스 혜택이 축소되고 연회비가 인상되면 카드 이용금액 감소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기업 전체 매출액과 일자리 감소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체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가맹점 카드수수료가 인하로 고객들에게 알짜카드로 불리는 상품은 점차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요구대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면 카드 혜택이 줄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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