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ON, 쿠팡 적수 될까... '배송망·가격'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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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ON, 쿠팡 적수 될까... '배송망·가격'에 달렸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3.2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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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디지털 변환' 핵심 사업... 코로나로 개점효과 못누려 론칭 연기
SSG닷컴과 대결 관심... 오프라인 점포 대폭 줄이고, 이커머스 '집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롯데그룹이 유통 계열사 통합 어플리케이션 '롯데ON'의 출시 일정을 코로나19로 내달 말일 이후로 연기했다. 유통 공룡 롯데가 오랜시간 준비한 만큼 이커머스 업계 판도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7개 유통 계열사 통합 쇼핑몰 롯데ON 출시를 이달 29일에서 4월 말 이후로 연기했다. 코로나19로 개점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롯데ON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하이마트 ▲롯데프레시 ▲롭스 등 7개 유통 채널별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롯데ON은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디지털 전환'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신 회장이 요구한 온·오프라인의 '옴니채널'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롯데는 온·오프라인에 흩어져있는 3900만명 회원의 구매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한 롯데는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쿠팡 뛰어넘을 수 있을까... '배송·가격' 차별화 '관건'

롯데의 계획은 향후 3년내 이커머스 업계에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지만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싼 가격과 더 빠르고 편한 배송이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단순히 플랫폼을 합친 형태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롯데는 39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우지만 이미 타 업체들이 시행하는 서비스이고, 소비자들이 차별성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커머스 트렌드는 초저가·가심비 등 소비자들 눈길을 끌만한 싸고 좋은 상품을 내놔야 한다. 당연히 이익률도 보전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커머스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한 가격에 있다.

사진= 롯데그룹
사진= 롯데그룹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이커머스 진출을 고민할 때마다 발목을 잡는 것이 가격과 이익률"이라며 "상장된 대기업이 대규모 출혈을 감수하며 이커머스 시장을 진출하려고 하면 당장 주주들에게 적자경영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배송 경쟁력에 대한 차별성 지적도 나온다. 롯데슈퍼와 마트가 새벽배송·당일배송 등의 트렌드를 따라오고 있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아직 미흡하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규제로 인해 전국 점포를 물류창고로 활용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물류센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센터 확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후발주자인 롯데ON이 추가적인 물류센터 없이 배송 경쟁력을 갖출지는 미지수이다. 

◇전장옮긴 유통맞수..  'SSG vs 롯데ON' 대결 눈길

SSG닷컴 광고 화면. 사진= SSG닷컴
SSG닷컴 광고 화면. 사진= SSG닷컴

대부분의 사업분야가 겹치는 신세계와 롯데의 이머커스 대결도 눈길을 모은다. 

신세계는 2018년에 계열사를 통합한 SSG닷컴을 출범해 운영 중에 있다. SSG닷컴은 출범 초기 성장세가 다소 더딘 편이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크게 성장하며 이용자수를 대폭 늘렸다. 특히 대부분 적자인 이커머스 업계에서 몇 안되는 흑자 기업으로 배송 서비스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롯데ON' 출범이 신경쓰이지만 맞서기 보다 SSG닷컴이 목표한 바를 이루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올해 온라인 물류센터 NE.0의 네 번째 건립 부지를 물색하는 한편, 새벽배송, 쓱배송의 권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극신선' 상품의 경쟁력 확보 ▲범용 상품부터 프리미엄까지 취급 ▲새벽배송 연내 2만건 확대 등으로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거래액 기준 올해 3조6000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25%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해 4분기 온라인 시장 전체 성장률인 18.4%를 넘어선 27.6%를 달성해 올해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 생각하는 '롯데ON'인만큼 전사적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 공세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향후 3년내 오프라인 점포 200여개를 정리하는 등 '롯데ON'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유통업계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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