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쿠팡, '못하는' 마트... 새벽배송 서로 哭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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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쿠팡, '못하는' 마트... 새벽배송 서로 哭소리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3.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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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만 넘치는 물량... "규제 풀어야 '쏠림현상' 완화"
사진= 쿠팡 홈페이지 캡처
사진= 쿠팡 홈페이지 캡처

새벽배송을 놓고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서로 곡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대세를 이루며 이커머스 업계는 넘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지연배송이나 과도한 업무로 배송기사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반면 대형마트 업게는 규제로 인해 새벽배송이 막혀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최근 몇 년새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이커머스에게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고객들이 오프라인 공간에 나서길 꺼려하며 이머커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이커머스 업계는 넘치는 물량으로 인한 고충이 생기고 있다. 최근엔 쿠팡맨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새벽배송 업무 강도를 놓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쿠팡 측은 주 52시간을 준수하며 업무 강도를 조절한다고 피력하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곱게 보지 않고 있다. 쿠팡의 이러한 논란은 그만큼 이커머스 쏠림 현상을 방증하기도 한다. 

지난달 쿠팡은 새벽배송 물량이 넘쳐 배송기간 지연을 알리는 공지를 할 만큼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쿠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평일 주문량 30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월엔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폐점이나 휴점 기간에 배송이 금지된다. 대형마트가 잠든 시간에 마켓컬리, 쿠팡 등의 기업들은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형마트 점포는 물류창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은 전국에 걸쳐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훌륭한 물류 인프라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볼멘소리가 나온다. 규제로 인해 점포에서 배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물류센터를 지어야 하는 추가비용이 발생된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수 천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운영하고 있지만 전국 단위로 배송을 하는 쿠팡과의 경쟁에서 한 발 밀릴 수 밖에 없다. 별도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없는 홈플러스는 새벽배송이 아예 막힌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생필품이나 신선식품에 대한 배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배송 범위가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국가적 재난사태인 시기에 국민 편의를 위해 규제 완화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규제는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넘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규제를 완화하면 이커머스의 쏠림 현상이 완화돼 소비자 불편이 감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미래통합당 의원이 일부 대형 유통 마트에 대해서 의무 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류중으로 내달 총선까지 겹쳐 사실상 이번 국회에서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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