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전년比 반토막... 기업 자금조달 '4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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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전년比 반토막... 기업 자금조달 '4월 위기설'
  • 양원석 기자
  • 승인 2020.03.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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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분석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회사채 순발행액...1조 간신히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 3조 상회... 금융위기에 채권 발행 실패기업 속출
사진=한국경제TV 화면 캡처.
사진=한국경제TV 화면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적 경기불황이 가시화되면서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채 순발행액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절반 가까이 줄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국내 기업 회사채 순발행액은 1조735억원이다. 같은 기간 발행된 회사채는 3조9678억원, 상환액은 2조8943억원이었다. 순발행액은 발행액에서 만기 상환 금액을 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은 3조162억원, 지난달 순발행액은 6조2298억원에 달했다.

회사채 순발행액은 기업의 현금 흐름 및 자금 조달 상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기업들은 기존에 발행한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비슷한 금액의 채권을 신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차환 발행’이라고 한다. 따라서 회사채 신규 발행액보다 순발행액 추이를 살피면 실물기업들의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달 들어 순발행액이 크게 감소한 주요 이유로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실패가 꼽힌다. 회사와 국고채 금리 격차를 뜻하는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불리해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달 20일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스프레드’는 83.8bp를 기록했다. 85.0bp를 기록한 2012년 2월6일 이후 8년여 만의 최고치이다.

스프레드 값이 상승하면 국고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는 그만큼 발행이 어려워진다. 이는 곧 기업 자금조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다.

기업 자금 사정은 지금보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있다. ‘4월 위기설’이 그것이다.

3월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몰려 회사채 발행이 다른 달에 비해 적다. 반면 4월은 주총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올새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발행이 쉽지 않은데 수요까지 몰리면, 자금조달에 실패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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